서해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왼쪽)와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서 연평도 및 사고 현장 주변 해역 현장 방문에 앞서 기자회견 및 고(故) 이대준 위령제를 열고 자녀들의 편지를 공개하고 있다./뉴스1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2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 유족들에게 ‘월북 회유’했다는 의혹에 대해 ”헌법상 권리인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해수부 공무원 피격 태스크포스(TF)’ 단장인 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월북회유 사건에 인권위가 칼을 꺼내 들었다”며 “돈을 대가로 ‘월북 인정하라’ ‘진실 왜곡하라’는 것은 명백히 헌법상 권리인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공무원 친형은 피살 일주일 만에 민주당 황희·김철민 의원 등이 찾아와 “(고향이) 호남이니 같은 편 아니냐” “월북을 인정하면 기금 조성해서 보상해주겠다” “어린 조카들을 생각하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친형은 “그 따위 돈은 필요 없고 동생의 명예를 밝힐 것”이라며 “내가 벌어서 조카들을 먹여 살릴 수 있다”고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황 의원은 국회에서 “월북으로 인정하면 뭐 해준다고 하지 않았다”고 했고, 김 의원도 “공개적인 자리에서 회유를 시도했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부인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유족들에게 매수를 시도했다고 지목된 민주당 황희·김철민 의원에 대한 인권침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와 별개로 지난해 인권위는 ‘도박으로 돈을 탕진한 이씨가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던 해양경찰청 수사책임자 2명에 대해서 징계를 권고했었다. 해경의 발표가 고인·유족의 인격권을 침해했다는 것이 당시 인권위 판단이었다.

2020년 9월 북한군이 피살한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이대준 씨의 아내가 지난달 열린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인권위는 결정문에서 “해경이 월북근거로 삼았던 고인의 도박빚은 부풀려졌고, 정신감정 또한 근거를 인정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인권위 권고 이행을 1년여간 미루던 해경은 최근 들어 이들에 대한 징계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하태경 의원은 “인권위는 해경 발표에 과장과 조작이 있음을 처음으로 밝혔다”며 “문재인 정부 기간이었기 때문에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