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최재형(왼쪽에서 둘째) 혁신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혁신위 워크숍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혁신위는 이날 “당내 갈등에 상관없이 정치, 정책, 공천 개혁 등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덕훈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주도해서 만든 ‘혁신위원회’가 3일 워크숍에서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 폐지, 면책특권 축소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위원은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공천 제도 개선에만 집착하다간 정작 당 혁신에 실패할 수 있다”고 했는데, 다른 위원들은 “공천 개혁이 핵심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활발히 논의해야 한다”며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공천 개혁을 둘러싼 혁신위 내부 이견 충돌을 어떻게 원만히 수습하느냐에 따라 혁신위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했다.

혁신위원들은 각자 준비한 어젠다를 약 15분간 발표하고 무제한 토론을 진행했다. 혁신위원장인 최재형 의원은 “위원들이 당이 어떤 방향으로 새로워져야 하고,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어떻게 변해야 할지 가감 없는 당내 의견을 수렴해온 것으로 안다”고 했다.

몇몇 위원은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 폐지, 면책특권 축소를 촉구했다. 국회의원의 면책·불체포특권은 국민의 대표자에게 자유로운 의정 활동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헌법에 규정돼 있다. 이를 제한하려면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 현행 국회법은 국회의장이 정부로부터 체포 동의 요청을 받은 후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 이를 보고하고, 본회의에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표결에 부치지 않고 기간을 넘기면서 체포동의 요청안이 폐기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 혁신위원회 부위원장인 조해진 의원은 동일 지역구에서 4번 연속 국회의원이 될 수 없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공천 개혁 방향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했다. 한 위원은 공천이 당 지도부의 내리꽂기식으로 전락했다며 “공천관리위원장을 비롯해 공관위원들을 모두 당원 투표로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종혁 혁신위 대변인은 “공천이 매우 중요하지만 이에 집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혁신위원들은 ‘특정 계파와 관계없는 혁신 방안’ ‘남녀 구분 없이 2030세대를 껴안을 수 있는 방안’ ‘여의도연구원 기능 강화’ ‘당원 교육 및 당원 권한 강화 방안’ 등도 토론했다고 한다. 한 혁신위원은 통화에서 “대부분 위원은 ‘국민의힘을 이념, 지역과 상관없는 전국 정당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선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쌓고 있다”고 전했다.

혁신위는 이날 토론을 바탕으로 공천 등 인재 영입, 당원 모집 및 교육, 여의도연구원 확대 등 세 분야에서 소위원회를 구성해 앞으로 운영 방향을 정할 방침이다. 김종혁 대변인은 오는 7일 예정된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 징계 회의와 관련해선 “그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 당 내부 변화와 상관없이 해나갈 것을 해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