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의원

더불어민주당에서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5선의 이상민 의원은 5일 본지 인터뷰에서 “검수완박 법안은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나와야 마땅하다”며 “법안 처리 과정이 헌법 위반이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자 민주당에서 소 취하와 국회 사법개혁특위 가동을 요구하면서 국회가 한 달 넘게 개점휴업 상태인데, 민주당 중진이 “검수완박은 위헌”이라는 의견을 밝힌 것이다.

이 의원은 “검수완박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민형배 의원이 위장 탈당하면서 국회선진화법과 숙의민주주의의 핵심인 안건조정제도가 무력화됐다”며 “아주 치사한 꼼수로 국회법과 민주주의를 유린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절차적으로 중대한 하자가 있기 때문에 헌재에서 바로잡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지금 민주당은 괴물과 좀비들이 가득 찬 소굴”이라고 썼다. 이 의원은 “처럼회 같은 곳에서 민 의원 복당을 주장하고 심지어 ‘순교자’ 얘기를 한다”며 “연이어 선거에 참패했는데 며칠 지났다고 고개를 빳빳이 들고 민심과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니 그런 소굴처럼 느껴진다고 한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여러 사람이 민주당 당대표에 출마했지만 누구도 검수완박에 대한 잘못과 반성을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선거에서 국민들로부터 이런 평가를 받았으면 과오를 뜯어고치기 위한 반성이 필요한데 다들 ‘내가 개혁 적임자’라고만 하니 설득력이 없다”며 “당대표 후보들이 먼저 자신이 어떤 잘못을 했는지 이실직고하고 고해성사를 해야 신뢰와 지지가 따라올 것”이라고 했다. 또 “민주당은 계파에 찌들어 있고, 여기에 아주 고약하고 악질적인 팬덤이 덧붙여져 있다”며 “이걸 정면으로 마주 보지 못하고 피하면서 ‘민주당에 계파 없다’고만 하는 건 비겁한 일”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여야 양당이 독과점하는 정치 구조가 서로를 망치고 있다”며 정당 창당 규제를 없애고, 교섭단체 기준도 5석 이하로 낮추는 법안을 곧 발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현행법은 정당을 만들기 위해 5개 이상의 시·도당과, 각 시·도당에 1000명 이상 당원, 사무실 등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이 의원은 “지금 정치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별다른 견제도 없이 ‘누가 더 못하나’ 경쟁하면서 서로에게 모르핀 주사를 놔주는 상황”이라며 “규제를 허물고 다양한 정당이 출현하면 정치에도 건강한 경쟁이 생기고 유권자의 선택권 폭도 넓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