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8일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 처분을 받은 이준석 대표 거취와 관련해 “윤리위 징계 의결 즉시 효력이 발생해서 당대표 권한이 정지되고 권한은 원내대표가 직무대행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이준석 대표는 한 라디오에서 “윤리위원회 규정을 보면 윤리위원회의 징계 결과 징계 처분권이라고 하는 것이 당 대표에게 있다”며 “(징계를) 납득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면 우선 징계 처분을 보류할 그런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준석 당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가 윤리위 징계 처분 효력 시점을 두고 엇갈린 해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가 윤리위 결정에 대해 재심 청구를 비롯해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등 승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국민의힘 내홍은 더욱 깊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브리핑에서 이 대표가 당대표 권한으로 징계 처분을 보류하겠다는 것과 관련해 “제가 실무자로부터 보고받은 바 지금까지 모든 징계 처분은 윤리위원장이 직접 그 처분결과 통보했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 주장과 다르게, 윤리위원장에게 징계 처분 최종 권한이 있다고 본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징계 의결 즉시 효력 발생해서 당대표 권한이 정지됐고, 직무 정지라고 본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준석 대표가 윤리위 결정에 불복하더라도 대행체제가 운영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이 대표의) 업무가 6개월 정지되는 것이라 ‘사고’로 해석돼서 직무대행 체제로 보는 게 옳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라며 “‘사고’로 봤을 때는 ‘직무대행체제’이고 ‘궐위’로 봤을 때에는 ‘권한대행체제’가 된다고 실무자로부터 보고받았다”고 했다. 이 대표가 당 대표로서의 권한이 정지되는 것이지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권 원내대표 자신이 당 대표 직무대행을 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권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모두 발언에선 “당의 입장에서 매우 불행한 일”이라며 “집권 여당 원내대표로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는 “윤리위 결정에 대해 의원 여러분은 각자의 입장이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과도한 해석과 거친 표현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특히 익명 인터뷰는 절대 하지 말자”라며 “지금은 말 한마디가 당의 갈등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당이 과거로 회귀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끊임없는 혁신의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했다.
반면 이 대표는 자신에 대한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6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와 관련해 대표직에서 물러나지 않고 총력 대응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사상 초유의 여당 대표 중징계 결정이 내려지고 여기에 이 대표가 승복하지 않고 맞서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여권 내부의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처분이 납득 가능한 시점이 되면 그건 당연히 그렇게 받아들이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다). 가처분이라든지 재심이라든지 이런 상황들을 판단해서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징계 확정 시까지 최고위 주재 등 대표직을 수행할 것이냐는 질문에 “어차피 최고위라는 것은 다음 주 월요일(11일)에 열게 돼 있다”며 “주말에 판단해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성 접대 의혹 폭로 배경에 ‘정치인 윗선’이 있다고 주장하는 음성 파일이 나왔다는 한 언론의 보도를 언급하며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번 윤리위에 영향을 준 세력과 관련해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라고 분류되는 분들은 굉장히 신나서 얘기를 많이 하시더라”면서 “윤심(尹心)이라는 것이 등장하는 그런 개연성은 아직 전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번 ‘윤리위원 중에서도 윤핵관이 심은 사람들이 있느냐’는 질문엔 “그렇게 의심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유상범 의원이 ‘범윤핵관’으로 분류될 수 있는 분이니까 그렇게 할 수 있지만 그게 영향을 절대적으로 미쳤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윤리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총 9명인데 이중 현역 의원은 1명, 유상범 의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