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재추진키로 한 ‘민주 유공자 예우법’에 민주당 의원 169명 중 164명이 찬성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당론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민주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점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반대해도 처리가 가능하다.
민주유공자법을 대표 발의한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이 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정기 국회에는 반드시 민주주의를 위해서 희생했던 많은 열사들을 당당하게 유공자로서 국가의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법은 현행법에서 예우받는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유공자뿐 아니라 민주주의에 기여한 이들을 유공자로 지정해 이들 자녀에게 의료·교육비와 대입, 취업 등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우 의원이 2020년 발의했지만, 민주 유공자 대입 특별 전형 신설과 정부·공공 기관 취직 때 10% 가산점을 주는 내용 등이 ‘운동권 셀프 특혜’ ‘현대판 음서 제도’라는 비판에 부딪혀 좌초됐었다.
우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민주화 운동을 하다 부상을 당하거나, 사망하거나, 실종이 된 분들이 이 법의 대상자”라며 “대상자가 별로 없기 때문에 혜택보다는 명예 회복 성격이 강하다”고 했다. 희생자 가운데 가정을 꾸린 사람이 별로 없어 혜택 받을 자녀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 법은 민주당 164명, 정의당 6명, 기본소득당 1명, 무소속 4명 등 총 175명의 동의를 받았다. 민주당에서는 권칠승, 박병석, 오기형, 이원욱, 조응천 의원 등 5명을 제외한 164명이 이름을 올렸다. 우 의원은 “5명도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기보단, 연락이 안 되거나 검토해보고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찬성하는 데다 우상호 비대위원장 등 지도부가 강한 추진 의지를 갖고 있어 사실상 당론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법안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안 자체가 젊은 세대에게 공정하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아 (민주당이 과거 입법을) 포기했는데, 왜 다시 이 문제를 꺼내 들었는지 모르겠다. 젊은이들의 비판과 우려를 덜어낼 새로운 내용이 있는지 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