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31일 사퇴했다. 지난 29일 배현진 최고위원 사퇴에 이은 두번째 지도부 퇴진이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각성을 요구하는 민심의 엄중한 경고에 책임지기 위해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난다”면서 “당은 물론, 대통령실과 정부의 전면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 최측근으로 구분되는 의원들의 2선 퇴진도 함께 요구했다.
조 최고위원은 “이른바 ‘윤핵관’이라 불리는 선배들도 총체적 복합위기의 근본 원인을 깊이 성찰해달라”며 “정권교체를 해냈다는 자부심은 간직하되 실질적인 2선으로 모두 물러나달라”고 했다.
또 “국정에 무한책임을 지는 여당의 지도체제 전환은 이견 없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합니다만 제 역량이 부족했다”며 “민생과 국민통합, 당의 미래와 혁신을 위한 헌신은 계속하겠다”고 했다.
조 최고위원은 구체적으로 ‘윤핵관’의 실명은 따로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원톱체제’인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지칭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밖에 당내에서 윤 대통령과 가까운 ‘실세의원’으로는 장제원·윤한홍·이철규 의원 등이 거론된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여당 지도부만 바뀐다고 문제가 해결 될 것 같으면 제가 몇 일을 고민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여권 3축(여당, 내각, 대통령실)’의 전면적인 쇄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배현진·조수진 최고위원의 연쇄사퇴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전환 요구가 당 안팎에서 커질 전망이다.
앞서 권 대행은 “최고위원 전체 7명 가운데 4명 이상이 사퇴해 비대위 요건이 되면 비대위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 박수영 의원 등 국민의힘 초선의원 32명은 비대위 체제 전환을 요구하는 ‘연판장’을 당 지도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반대로 김용태 최고위원은 사퇴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부당한 압력에 밀려 떠내려갈지언정, 원칙을 저버리지 않겠다”고 했다. 이는 친윤(親尹)계 중심으로 제기되는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구상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지도체제가 비대위로 전환되면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받은 이준석 대표의 복귀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