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청년 정치인들이 ‘여의도 2시 청년’ 논쟁으로 온라인 공간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여의도 2시 청년’은 오후 2시에 열리는 당 행사에 언제라도 참석할 수 있는 청년 정치지망생을 비꼬아서 부르는 말이다. 이준석 전 대표 측과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은 19일 서로를 ‘여의도 2시 청년’이라고 지목하면서 공방을 주고 받았다.
포문은 장 이사장이 먼저 열었다. 장 이사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치 말고는 사회생활 해 본 적 없는, 돈 벌어서 세금 한 푼 내본 적 없는 일군의 청년정치인들이 바로 ‘여의도 2시 청년’”이라면서 “이준석 전 대표 편에서는 청년들이 ‘여의도 2시 청년’ 그 자체”라고 했다.
이어 “‘나국대(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 대변인들, 20억대 재산 신고를 해 돈 걱정 없이 정치만 하면 되는 김용태 전 청년 최고위원은 정치·방송 말고 대체 무슨 사회생활을 했느냐”며 “평범한 청년들이 겪는 취업과 자립의 문제를 경험한 적 있나”라고 했다. 이는 이른바 ‘이준석 키즈’들이 청년문제를 대변할만한 ‘대표성’이 없는 뜻으로도 해석됐다. 장 이사장은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 하기 전부터 발탁한 ‘청년 참모’로 평가 받는다.
장 이사장에게 지목된 김 전 최고위원은 즉각 반발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마찬가지로 페이스북에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엔 제 개인재산만 신고했지만, 2020년 총선에 출마할 때는 부모님 재산을 포함했다”며 “누군가의 가벼운 입에서 나온 액수는 평생 재산을 모아 장만하신 부모님 소유 아파트 한 채의 공시지가가 포함된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도 “예찬이가 정치를 할 수 있는 당위성에 대해서 용태한테 뭐라고 하면 안 된다”며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변인단(나국대 대변인)의 신분에 대해서 아무리 지적해봐야 안 먹힐 것”이라면서 가세했다. 나국대 출신인 곽승용 국민의힘 부대변인도 장 이사장에게 “지난 대선 때 여의도에 상주하셨던 분이 남들에게 ‘여의도 2시 청년’이라고 하는 것이 어이없다”며 “저는 대학 졸업하고 직장 다니고 있다가 청년보좌역 면접을 봤다”고 했다.
그러자 장 이사장은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과 나국대 대변인들을 비판하니 바로 이준석 전 대표가 대신 나선다”며 “‘배후’라는 것은 이럴 때 쓰는 표현이 아니겠나”고 재반박 했다. ‘여의도 2시 청년’ 논쟁은 SNS 댓글로까지 번지면서 국민의힘 청년정치인들이 내전을 벌이는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의도 2시 청년’이라는 말은 금수저론(論)과도 일맥상통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 친윤(親尹)성향 장예찬 이사장이 ‘어려운 청년들을 대변할 수 있는 세력이 누구인가’는 문제로 정통성 싸움을 벌이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