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차기 당대표 선출과 관련해 “연말인 12월 전당대회를 시작하면 1월 말이나 2월쯤 새 지도부가 뽑힐 것”이라고 21일 밝혔다. 주 위원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정기국회가 끝나고 나서 전당대회를 시작해야 하는 점에 대해서 많은 의원이나 당원이 공감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국회 기간(정기국회)에 여당이 전당대회를 한다는 것은 국민들 눈에 ‘나라와 당이 어려운데 당권 싸움을 한다’고 비칠 수 있다”고 했다. 정기국회는 9월 1일부터 12월 9일까지다.

그러나 당내에선 “10월 24일 국정감사가 끝난 직후에 새 지도부 선출에 착수하는 것이 낫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차기 지도부 선출을 연내에 조속히 매듭지어야 당이 안정화된다는 것이다. 한 당직자는 “12월 전당대회 구상은 아직 주 위원장 개인 의견”이라며 “대통령실과 아직 조율이 안 끝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시기 문제는 25~26일로 예정된 의원 연찬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전당대회 시기와 관련해선 당대표 후보들도 의견이 엇갈린다. 현재 당대표 후보로는 김기현·안철수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등이 자천타천 꼽히고 있다. 김기현 의원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입장인 반면 안 의원은 “국정감사, 정기국회를 제대로 잘 치른 뒤 전당대회는 그다음”이라고 했다. 최근 입당한 안 의원으로선 당원들을 설득할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내 주류로 떠오른 친윤계 표심도 전당대회의 중요한 변수다. 현재까지 친윤 성향 의원 대다수는 특정 후보 지지 움직임 없이 당대표 선거전을 관망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친윤 색채가 짙은 정진석 국회부의장, 권성동 원내대표도 잠재적인 당대표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새 지도부가 국정 운영 동반자로서 윤 대통령 ‘원팀’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당대표 출마’라는 시선은 정치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다음 전당대회까지 대통령 지지율이 회복된다면 ‘친윤 단일 후보’가 등장하는 그림도 상상해 볼 수 있다”며 “김기현·안철수 의원이 명백히 윤심(尹心)을 반영한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 아니냐”고 했다.

이준석 전 대표가 돌발 상황을 연출할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이 전 대표는 내년 1월 초 당원권이 회복되는데, 그전에 전당대회가 열리면 이 전 대표의 직접 출마는 불가능하다. 이렇게 될 경우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신규 당원’들이 특정 당대표 후보 편에 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상황에 따라 유승민 전 의원, 혁신위원회를 이끄는 최재형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