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당대표직 자동 해임을 낳은 당 비상대책위원회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22일 ‘이겨도, 져도 좋을 것 없는 딜레마일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자 “제겐 딜레마가 아니다”며 “(이겨서) 나쁜 사람들을 때려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인터뷰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뉴스1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가처분이 인용될 확률이 20~30%만 있어도 이 리스크(위험)는 걸면(무릅쓰면) 안 되는 리스크”라며 “20~30% 확률로 (가처분이 인용되면) 당이 망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 전 대표가 신청한 가처분을 법원이 인용하면 ‘주호영 비대위’의 출범이 무효화되고 이 전 대표가 당원권은 정지돼 있는 상태로 당대표직에 복귀할 수도 있다.

이 전 대표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또는 이런 사태를 주도한 분들”을 겨냥해 “회사 오너들은 회사가 30% 확률로 망할 수 있는 일은 절대 쉽게 벌이지 않는다. 회사가 내 것이라는 생각, 또는 내가 회사에 책임이 있다는 생각이 있지 않은 분들이 회삿돈을 사치스럽게 쓴다”며 “이분들은 어디에서 갖고 온 판돈으로 이런 (당이 망할 수 있는) 일을 벌이는 건지 의아하다”고 했다.

진행자가 이 전 대표에게 ‘인용되면 당이 망할 수 있는 가처분을 신청한 것은 바로 이 전 대표 본인이 아니냐’고 지적하자 이 전 대표는 “저한테 (공격을) 걸어온 건 저를 망하게 하려는 사람들”이라며 그들이 “전체주의적인 발상으로 ‘너 혼자 망하면 돼’라고 하고 있다”고 했다. 자기를 망하게 하려는 사람들로부터 공격을 받았기 때문에 자기도 당이 망할 수도 있는 대응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이 전 대표는 “(윤핵관도) 본인의 문제 또는 본인의 가족 문제로 치환하면 다 이런 판단을 한다”며 “옛날에 주호영 대표 본인이 공천 떨어졌을 때도 (당을 상대로) 가처분을 걸었고 무소속 출마를 했다”고 반박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도 “(검찰총장 시절 법무부로부터 받은) 징계 처분에 대해 (가처분 신청과 징계 무효 확인 소송을) 나라를 상대로 하는 것인데도 걸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국가 망하라고 소송을 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 전 대표는 또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더라도 “본안(본 소송)에서 다툴 것”이라며 소송을 끝까지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0일 페이스북에서 이용자들에게 국민의힘에 당원으로 가입해줄 것을 독려하면서 “윤핵관이 명예롭게 정계 은퇴할 수 있도록 당원 가입으로 힘을 보태달라”고 했다. 진행자가 ‘이것이 어떤 의미냐’고 묻자 이 전 대표는 “대한민국에 윤핵관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며 “윤핵관들에 대해 적극적인 견제 조치가 있지 않으면 이 당 또는 국가가 굉장히 위험하다는 것을 국민들이 알고 있으니까, 그런 특수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당원 가입을 해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했다.

‘당원 가입 독려가 다음 전당대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해보겠다는 의도냐’는 물음에 이 전 대표는 “이미 (당원으로) 많이 들어가 있다”고 했다. 이어서 “제가 당원 가입하라고 했더니 이걸 해당행위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며 “당원 가입을 하자는 것이 해당행위라고 할 정도면 어느 정도로 세상을 왜곡된 시선으로 보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정신이 좀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또 자신의 성상납 수수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에 ‘윤핵관’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최근 보도와 관련해 “윤핵관 특정 의원이 경찰에 수사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와 버렸는데, 거기서 어떤 의원인지 밝히지는 않았지만 생각나는 의원이 하나밖에 없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애초에 수사가 (경찰이) 7개월째 저를 조사하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사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예단하진 않겠지만, 계속 길어지고 있다”고 했다. 경찰이 이 전 대표의 뚜렷한 혐의점을 잡지 못해 이 전 대표 소환 조사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외부 압력을 받아 무혐의 종결 처리도 하지 못하면서 끌고 있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