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총사퇴 권고’ 여부를 묻는 당원 총투표가 4일 부결됐다. 이번 투표는 정의당이 대선과 6·1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참패한 뒤 내부적으로 당 지도부인 비례 의원들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돼 이뤄진 것이다.
정의당은 “투표에 참여한 당원 7560명 중 과반인 59.25%(4348명)가 총사퇴 권고안에 반대해 부결됐다”고 밝혔다. 투표율은 42.10%(당원 1만7957명 중 7560명)였다. 정의당 관계자는 “비례 의원 총사퇴가 당 쇄신보다는 오히려 당내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더 우세했던 것 같다”고 했다. 정의당은 지난달 31일부터 당원을 상대로 지역구 의원인 심상정 의원을 제외한 류호정, 장혜영, 강은미, 배진교, 이은주(비례 순번순) 의원 등 5명에게 사퇴를 권고할지 여부를 물었다. 투표 결과는 구속력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결과가 ‘사퇴 권고’ 쪽으로 나와도 실제 사퇴 여부는 비례 의원 각자가 결정하게 된다.
그럼에도 투표가 주목받은 이유는 정의당이 처한 위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의당은 지난 3월 대선 때 후보였던 심상정 의원이 2.37%(80만여 표)를 득표했다. 5년 전 대선 때도 후보였던 심 의원이 당시 기록한 득표율 6.17%(201만여 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6·1 지방선거에서도 광역 의원 비례대표 득표율이 4.14%로 4년 전 8.97%에서 반 토막 났다.
당 일각에선 재창당 수준의 당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당원 총투표안을 처음 제안한 정호진 전 수석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2990명이라는 수많은 당원들이 ‘비례대표 국회의원 총사퇴 권고’라는 쉽지 않은 길에 찬성 투표를 해줬다”며 “총투표는 부결되었지만, 여러분이 만들어낸 이 거대한 물결은 멈추지 않는다”고 했다. 정의당은 오는 17일 대의원대회에서 재창당 결의안 채택 여부를 논의 및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