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회부의장. /뉴스1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꼽히던 박주선 전 의원이 “맡기 어려울 것 같다”며 최종 거절의 뜻을 밝힌 것으로 7일 알려졌다. 이에 당내 최다선(5선)인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급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고위당직자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박 전 의원이 ‘당내 사정에 밝지 않고, 현재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은 어려울 것같다’는 뜻을 최종적으로 통보해온 것으로 안다”며 “이 때문에 다시 원내에서 비대위원장을 찾고 있다”고 했다. 원외 인사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등도 개인 사정 등을 들어 비대위원장직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당초 비대위원장 1순위로 거론되던 정진석 부의장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다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초 고사하던 정 의원도 지도부의 삼고초려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정 부의장은 지금껏 여러차례 비대위원장직을 제안받았지만, 그때마다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도 권성동 원내대표가 직접 부탁했지만 거절했다고 한다. 그러나 외부인사들까지 비대위원장직 수락을 거부하자, 정 부의장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늦게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새 비대위원장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정 부의장이 수락하지 않을 경우 발표는 하루 정도 늦어질 수도 있다.

당초 국민의힘에서는 ‘주호영 비대위원장 재선임’ 방안이 우선적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주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게 좋겠다”면서 직을 맡지 않겠다고 했다.

정 부의장은 지난해 4·7 재보궐선거, 올해 6·1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선거를 승리로 이끈 경험이 있다. 당내에서 대표적인 친윤(親尹)계로 꼽히면서도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그룹과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대통령도 정치에 발을 들인 이후부터 고비 때마다 정 의원에게 정무적인 조언을 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준석 대표와는 지난 6월 우크라이나 방문 문제로 설전을 벌이면서 ‘불편한 관계’에 놓여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새로 출범하는 비대위에도 가처분 신청을 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