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는 성남시장이던 2015년 1월 9박 11일간 호주·뉴질랜드 출장을 갔다. 당시 출장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공) 기획본부장,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다가 숨진 김문기 전 성남도공 개발사업1처장이 동행했는데, 성남시청 직원이 아닌 두 사람이 출장에 따라가면서 1100여만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 것으로 19일 파악됐다.
앞서 검찰은 이 대표와 두 사람이 출장 당시 골프를 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처장이 호주·뉴질랜드 출장 당시 딸에게 보낸 영상을 보면 김 전 처장은 “오늘 시장님(이재명 대표)하고 본부장님하고 골프까지 쳤다. 오늘 너무 재밌었고 좋은 시간이었어”라고 말했다.
19일 국민의힘 소속 이기인 경기도의원이 확보한 성남도공의 ‘해외선진지 벤치마킹 시행’ 문서를 보면, 당시 출장 경비 내역이 적혀있다. 유동규 전 본부장과 고 김문기 전 처장은 항공료 586만원을 비롯해 숙박료 및 보험료를 합쳐 총 1137만7900원을 지출했다. 이 비용은 성남도공이 부담했다. 성남도공 관계자는 “원래 시에서 부담하는 게 보통인데, 시 예산이 부족함에 따라 시 산하기관인 성남도공이 대신 부담하는 걸로 정해졌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당시 판교에 트램(노면 전차) 설치를 추진 중이던 성남시는 선진 교통 체계를 배우겠다며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을 단장으로 한 시찰단(총 12명)을 꾸려 해외 시찰에 나섰다. 이 출장에 시비로만 9명이 총 4800여만원(유동규, 김문기 제외)을 썼다. 통역비 2500만원(통역 2명), 현지 차량 비용 500만원도 들었다.
검찰은 김 전 처장이 애초 해당 출장의 참석자가 아니었는데, 추후 변경된 것이라고 공소장에 적었다. 공소장에 따르면 출장은 이재명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당시 성남시 행정지원과 주무관 배모씨, 성남시 교통도로국장, 교통기획과 팀장, 행정지원과 주무관 등 성남시 공무원으로만 구성돼 있었는데, 이 대표가 트램 운영 주체가 될 성남도개공 관계자를 참여시키는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이후 성남도공은 유동규 당시 기획본부장과 당시에 대장동 사업을 담당하고 있던 이모 개발사업2팀장을 출장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유 본부장의 지시에 따라 성남도공 출장자 명단을 이모 팀장이 아닌 김 전 처장으로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성남시 기업지원과가 이 대표에게 보고해 승인받아 최종 출장자 명단이 확정됐다.
이재명 대표가 유 전 본부장, 김 전 처장과 해외 출장을 간 시점은 대장동 개발 사업 설계안이 나오기 직전이었다. 이 출장 후 17일 만인 2015년 2월 2일 이 대표는 성남시 행정기획국이 보고한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승인 검토 보고서를 결재했다. 이 보고서는 유 전 본부장이 발주한 연구 용역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