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6일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중 ‘비속어 논란’은 외교 참사라며 박진 외교부 장관 등 외교 안보 라인 경질을 요구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순방 총 책임자인 박 장관을 즉각 해임하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1차장, 김은혜 홍보수석 등 ‘참사 트로이카’를 전면 교체할 것을 촉구한다”며 “윤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27일 박 장관 해임 건의안을 발의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27일 해임 건의안 발의, 의원 전원 3일간 비상 대기’를 알리는 메시지가 돌았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이날 MBC의 ‘비속어’ 보도를 “사실과 다른 보도”라고 언급한 데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최악 외교 참사도 부족해 거짓말하는 대통령이 되려고 하느냐”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대통령 태도에 깊은 유감”이라고 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미국 워터게이트 사건은 도청 장치를 설치한 것보다 거짓말이 더 큰 화근이 됐다”며 “전두환 정권 몰락은 박종철 열사 때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거짓말이 탄로가 나면서 시작됐다”고 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실을 상대로 직접 따져 묻겠다며 대통령실을 소관 기관으로 둔 국회 운영위 소집도 요구했다.

이재명 대표는 당 회의에서 “민생 위기에 이제는 외교 참사까지 국민 삶을 옥죄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이 대표는 회의 말미에 윤 대통령 발언을 두고 “주장이 상반되는데 일부는 ‘말리면’ ‘날리면’이라고 하지 않느냐, 그냥 들어보니까 그렇게 들릴 수도 있겠더라”라며 “감정적으로 할 부분이 아니고 사실 확인을 좀 더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MBC 간의 ‘정언 유착’ 의혹에 대해선 “여론을 호도하려고 없는 사실을 지어내 ‘의혹’이라는 꼬리표를 붙이지 말고 공식 주장을 해달라”며 “도대체 무슨 유착이 됐다는 것이냐, 당당하게 주장하면 바로 법적으로 대응해 확실하게 책임을 물어드리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등에서 공식적으로 주장할 경우 고소 등 조치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