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 /뉴스1

권성동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가 MBC의 윤석열 대통령 뉴욕 발언 보도를 ‘MBC 자막 조작사건’으로 규정하면서 MBC가 해당 사안과 관련해 미국 측에 보낸 취재 이메일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논란은 MBC가 22일 오전 10시쯤 윤 대통령 발언이 담긴 영상에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제목을 붙여서 유튜브에 올리면서 시작했다. 이어 MBC는 미국 정부에 이메일을 보내면서 AFP통신 기사를 첨부하고는 그에 대한 미국 측 입장을 물었다. AFP통신은 전날 MBC 유튜브 자막에 따라 영문 기사를 썼는데, 그 기사에서 ‘XX들’은 ‘fuXXers’로, ‘바이든이 쪽팔려서’는 ‘Biden lose damn face’로 각각 번역됐다.

권 전 원내대표는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MBC의 백악관 메일이야말로 이 사건의 실체를 명징하게 보여준다”면서 “가짜뉴스로 미국까지 속여서 ‘외교참사’로 비화시켜 윤석열 정부를 흔들려고 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MBC는 대국민 보이스 피싱을 넘어 미국까지 낚아보려고 외교적 자해공갈도 서슴치 않았다”며 “그야말로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범죄적 언론 사기극”이라고 했다. 또 “MBC는 지금 당장 백악관으로 보낸 메일 전체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MBC가 미 정부에 보낸 이메일. 빨간색 밑줄친 부분을 보면, MBC는 미국 측에 윤석열 대통령 발언을 전달하면서 AFP 기사를 첨부했다. /MBC 뉴스 유튜브

권 전 원내대표는 “MBC가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기 훨씬 전부터 SNS에 관련 내용과 동영상이 급속히 유포되고 있었다고 변명하고 있다”며 “여기서 MBC가 말한 그 ‘내용’이 바로 MBC가 방송으로 내보낸 자막조작과 동일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MBC 스스로 영상과 ‘받글’을 유출하지 않았다면, 결국 MBC는 SNS를 보고 팩트 검증도 없이 기사를 썼다고 자인하는 꼴”이라고 했다.

권 전 원내대표는 “MBC는 뉴스 자막에 ‘(미국)’이라는 있지도 않은 말을 끼워 넣어 조작을 완성했고, 조작된 기사를 백악관에 보내 논평을 구하려고 했다”고 했다. 이어 “이 와중에도 MBC는 미 국무부의 ‘Our relationship with R.O.K. is strong’(대한민국과 우리의 관계는 끈끈하다)이라는 회신내용은 애써 무시했다”며 “한미동맹이 중요하다면 당연히 강조해야 할 코멘트를 의도적으로 삭제하면서도, 외교참사 프레임을 고집하는 이유는 단 하나, MBC가 외교참사를 간절히 원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