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호 더불어민주당 법률위 부위원장이 지난해 방송에 출연한 모습 /채널A

‘천안함 수장(水葬)’ 막말로 파문을 일으켰던 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된 사실이 29일 뒤늦게 알려졌다.

조 부위원장은 이날 단체 문자메시지를 통해 임명 사실을 알리면서 “정치에서 민생이 실종하고 법치의 칼만이 난무한다”며 “법조인으로서 법의 과잉 시대를 만든 데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법이 망나니의 칼이 아닌 죽비가 되어 정의를 드러내도록 더 열심히 국민께 설명드리겠다”고 했다. 조 부위원장의 메시지를 두고 검찰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과거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을 맡았던 조 부위원장은 지난해 6월 TV 방송에서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해 “최원일 함장은 예비역 대령인데, 그분은 승진했다”며 “왜냐하면, 그때 당시 생때같은 자기 부하들을 다 수장(水葬)시켜 놓고 그 이후에 제대로 된 책임을 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방송에 함께 출연한 다른 출연진이 “위험한 말씀”이라고 제지했지만, 조 부위원장은 “함장이니까 당연히 책임을 져야죠, 자기는 살아남았잖아요”라고 했다. 조 부위원장 발언을 두고 민주당 내에서도 “당이 징계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왔고, 당시 송영길 대표가 국회를 찾아온 최원일 전 함장과 유가족에게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굽히지 않던 조 부위원장은 발언 이틀 뒤 “사죄드린다”고 했다.

조 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독립기념관 감사 공모에 직접 지원해 임명되기도 했다. 지난 3월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의힘에서는 “문재인 정부 임기 말 또 하나의 ‘알박기 인사’”라고 비판했는데, 조 부위원장은 당시 본지 통화에서 “비상임이라 권한도 없고 의결권도 당연히 없다. 억대 연봉을 받는 것도 아니고 회의 참석 수당 정도 받는 것인데 그게 어떻게 알박기겠느냐”고 했다.

이날 조 부위원장의 임명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 내에서도 막말 파문 당사자에게 또다시 당직을 맡긴 게 적절하냐는 비판이 나왔다. 조 부위원장은 본지 통화에서 “사건 이후 최원일 전 함장과 수차례 만나 진심으로 사죄드렸다. 최 전 함장께서도 받아주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