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20%대까지 하락했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도 3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 논란뿐 아니라 민주당의 ‘국정 발목 잡기’ 프레임이 중도층 지지를 끌어내는 데 장애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9월 27~29일 전국 성인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율은 24%였다.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36%, 국민의힘 31%였다. 민주당은 전주보다 2%포인트 올랐고, 국민의힘은 3%포인트 떨어졌다.
통상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면 야당 지지율은 올라가기 마련인데, 민주당은 30% 박스권에 갇혀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지지율은 8월 첫째 주의 39%였다. 민주당은 “대통령과 정당 지지율은 비례하지 않는다”고 설명하지만 내부에선 “그래도 무언가가 잘못됐다”는 말이 나온다.
일각에선 대선 패배 이후 곧바로 국회의원 출마, 당대표 출마를 한 이 대표를 향한 부정적 여론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가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여러 내용이 나오면서 중도층이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했다. 여기에다 민주당의 대정부 강공 모드가 중도층 지지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 뉴욕 발언을 계기로 169석의 다수 의석을 내세워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밀어붙이는 등 자기 지지층만을 위한 정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갤럽 조사에서도 무당층은 27%로 윤 정부 출범 이후 최대치였다. 현재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중도층이 계속 늘고 있는 것이다. 야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과거와 달리 강경 지도부에 맞서는 의원이 거의 없고, 1인 독주 체제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며 “일반 국민들 눈에는 건강한 정당으로 안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지금은 당장 전국 선거가 없기 때문에 중도 싸움이 아니다”라며 “정부·여당을 비판하며 선명성을 강조하는 게 당에 더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 지지자들인 개딸(개혁의 딸) 등 민주당 강경파들도 의원들에게 “더 세게 싸우라”고 주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