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윤석열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박범계 위원장이 '감사원의 문재인 전 대통령 조사'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2022.10.03 이덕훈 기자

여야(與野)는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살’과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서면 조사를 통보한 것을 두고 3일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감사를 ‘정치 보복’으로 규정, 감사원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면서 “범국민적 저항운동을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전직 대통령이더라도 사법·감사의 영역에서 성역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윤석열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정부가 노리는 것은 결국 문재인 전 대통령이었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윤 대통령이 휘두르는 칼날은 결국 윤 대통령의 발등에 꽂힐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정치 탄압에 대한 범국민적 저항운동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4일 감사원 앞에서 규탄 성명서를 읽는 등 피켓 시위를 진행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들 모임인 ‘초금회’ 의원 11명은 “전임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감사원 조사는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권력을 위해 쓰겠다는 선전포고”라고 주장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묵인 없이 감사원이 전직 대통령을 조사하겠다는 것이 가능하냐”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민생을 챙기는 게 아니라 야당을 탄압하고 전 정부에 정치 보복을 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정치는 국민과 역사를 두려워해야 한다. 국민 앞에 겸허해지길 바란다”고 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전직 대통령 누구라도 지엄한 대한민국의 법 앞에 겸허해야 한다”며 “감사원이 유독 문 전 대통령에게만 서면 조사를 요구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과거 문 전 대통령, 이재명 대표 발언을 근거로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16년 11월 국정 농단 사건 당시 현직에 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거부하자 즉각적인 강제 수사를 요구한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은 검찰의 진상 규명에 협조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피의자로서 방어권을 챙기겠다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검찰도 대통령이라고 예우할 것이 아니라 그냥 피의자로 다루면 된다”고 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은 2016년 대구에서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형사소추에 관한 특권이 해제된 퇴임 후에는 당연히 법 앞에서 평등하게 수사받아야 한다’고 말했는데 그 말을 지키라”고 했다. 김기현 의원은 “적폐와 불의를 청산하는 게 정치 보복이라면 그런 정치 보복은 맨날 해도 된다”는 이재명 대표의 2017년 발언을 거론하며 “자신의 유불리에 따라 다른 잣대를 내세우니 ‘내로남불’이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늘(3일) 오전에만 국회에서 두차례 기자회견을 열며 감사원과 윤석열 정부를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