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왼쪽),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 / 뉴스1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과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이 ‘호칭’으로 시비가 붙어 고성을 주고 받다 회의가 파행됐다. 두 의원은 “니(너)나 가만히 계셔라” “너라니요?”라며 날선 말을 주고받다가, 정회 이후에는 서로 달려들어 몸싸움을 벌이기 직전 상황까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세종시 어린이집을 방문한 자리에서 나온 발언을 문제 삼았다. 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윤 대통령이 ‘어린 영유아들은 집에만 있는 줄 알았더니 아기들도 오는구나. 두살 안 되는 아기들도’라고 말한 것을 두고 “국민들의 답답한 심정이 나온다”고 했다.

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윤 대통령은 시장놀이 도중 벽면에 적힌 ‘아나바다’를 보고 ‘아나바다가 무슨 뜻이에요?’라고 물었던 것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이 세종시 어린이집을 방문하기 전 복지부가 (윤 대통령에) ‘아나바다’의 뜻을 보고했다는 실무자료가 있다”며 “대통령실이 잘못했거나 아니면 대통령이 자료를 안 본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공격이 이어지자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발언을 침소봉대한다”고 했다. 강기윤 의원은 “아나바다 문제도 마찬가지로 그 지역에 가면 알면서도 ‘그 뜻이 뭐죠?’ ‘여기에 아이도 옵니까?’라고 말한다”면서 “대통령의 뜻은 ‘보육 교사들이 정말로 수고롭구나’라는 걸 반대로 이야기 한 것인데, 그걸 꼭 집어서 ‘0세~2세 보육을 모르냐 ‘아나바다를 아느냐 모르느냐’ (지적한다)”고 말했다.

강기윤 의원은 이어 “왜 국감장에서 복지부와 관련 없는 이야기를 갖고 ‘참사’ 얘기를 하느냐”며 “대통령의 의사와 반하는 내용을 국감을 통해 정쟁하는데 대해 위원장이 제재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김원이 의원은 “강기윤 간사의 발언은 명백하게 선을 넘었다”며 “동료 의원이 복지부를 상대로 질의를 한 내용을 왜 품평합니까”라고 물었다. 김원이 의원은 이어 “본인은 본인 질의 시간에 대통령을 옹호하든 복지부를 옹호하든 정책적으로 옹호하든 그 발언을 설명하든 하라”면서 “동료 의원의 발언을 품평하는 게 어떻게 의사진행 발언이냐”고 했다.

강기윤 의원은 그러자 “복지위 위원장한테 말한 것”이라고 대꾸했다. 김원이 의원도 “저도 위원장한테 얘기하고 있어요”라며 “좀 가만히 계세요”라고 맞받았다. 이 때 강기윤 의원이 “니(너)나 가만히 계세요”라고 받아치자, 김원이 의원은 언성을 높이며 “너나요?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얼른 정정할 기회 드릴게요”라고 했다.

강기윤 의원은 “너라고 그랬어요”라고 답하자, 김원이 의원은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라며 소리를 질렀다. 이어 김원이 의원은 “동료 의원한테 그게 뭡니까. 빨리 사과하세요”라고 했다. 야당 측은 “잘못했으면 사과를 해야 할 것 아니야”라고 사과를 요구했다. 강기윤 의원은 “당신이 나를 훈계할 수 있어요?”라고 고성을 질렀고, 김원이 의원도 재차 “내가 언제 훈계했어요? 여보세요, 저 강기윤 의원님, 저는 끝까지 말을 올려 드리는 거예요”라고 했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과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이 정회 선언 이후 서로에게 달려들고 있다. / SBS

두 의원의 언쟁이 1분 넘게 지속되자 의원들 사이에서도 여야 할 것 없이 “그만하라”는 말이 나왔다. 정춘숙 복지위원장은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며 회의를 중단했다. 정회 선언 이후에도 두 의원은 서로 거리를 두고 고성을 주고받으며 대거리했다. 그러다 김원이 의원은 강기윤 의원 쪽으로 걸어갔고, 강기윤 의원도 몸을 다가가며 맞서면서 육탄 대결 일보 직전 상황까지 연출됐다. 주변 의원들이 몰려들어 두 사람을 떨어뜨려놓으며 상황이 마무리됐다. 국감장을 촬영하던 언론사 카메라를 통해 이 모습은 그대로 생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