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MBC가 ‘PD수첩-논문저자 김건희’ 편에서 김건희 여사와 국민대 대학원 관계자들의 대역 여부를 고지를 하지 않은 것을 두고 “조작 방송”이라며 MBC 경영진 총사퇴를 촉구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14일 비공개로 진행된 MBC 업무보고가 파행되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PD수첩은 김 여사 대역 이외에도 국민대 관계자를 연기한 대역배우를 6명이나 동원하고도 대역임을 미고지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각본대로 연기하는 배우를 실제 사건 관계자처럼 등장시킨 이유는 분명하다”며 “연출을 사실로 둔갑시켜 시청자에게 인식을 왜곡시키려는 시도다. 명백한 조작”이라고 했다.
‘김 여사의 논문이 한 번에 통과됐다’는 PD수첩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 김 여사는 다섯 번의 심사를 거쳤고 그 이전에도 여러 차례 리젝트된 기록이 있다”며 “MBC는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없이 마치 김 여사가 수월하게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처럼 묘사했다. 국민대와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는 식의 뉘앙스를 풍기려는 조작된 연출”이라고 말했다.
또 “MBC는 대통령 순방 당시 발언을 자막으로 조작했다”며 “정부 여당이 MBC에 정당하게 문제제기를 했지만 MBC는 성실한 소명 대신 방송을 통한 보복에 나섰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작방송을 넘어 보복방송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의원들은 “MBC 경영진이 사퇴를 거부한다면 방문진(방송문화진흥회)이 MBC 사장 해임 결의와 경영진 사퇴를 권고해야 하고, 만약 방문진이 이를 거부한다면 임명권자인 방통위가 방문진 이사들을 해임해야 한다”며 “만약 방통위원장이 이를 거부한다면 국민의힘은 방통위원장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동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방송심의 규정을 보면 음성대역이면 음성대역, 재연이면 재연이라고 각각 표시를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박성제 MBC사장은 음성대역을 표시했기 때문에 ‘재연’이라는 자막을 표시 안 해도 된다는 어처구니없는 억지 변명으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를 우롱하고 국민을 농락한 것”이라며 “박 사장의 이런 태도를 봐서 회의 진행을 하고 우리가 참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앞서 MBC는 지난 11일 PD수첩 방송분에서, 당시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내부 관계자 다수가 한자리에 모여 증언하는 것처럼 보이는 영상을 내보냈다. 영상에는 “김명신(김 여사 개명 전 이름)이 박사 한번에 땄다고 하니 비웃죠. 모여서 ‘말이 돼!’이러면서”라고 말하는 목소리와 자막이 흘러나왔다.
자막 위에는 ‘당시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내부 관계자’라고 적혔다. TV로 방송된 화면 상단에는 ‘음성 대독’이라는 표시만 돼 있었다. 하지만 이후 MBC가 유튜브에 다시 업로드한 영상 화면에는 ‘음성대독’ 아래 ‘재연’ 표시가 추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