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25일 국회 시정 연설을 ‘보이콧’ 한 데 대해 “옳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야권(野圈)에서 시정 연설 보이콧을 옹호하는 의견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나온 비판 목소리다.
박 전 원장은 2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시정 연설을 보이콧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들어가서 피켓 시위를 하라, 그 정도는 해도 좋다고 했는데 안 하더라”고 말했다. 보이콧 할 게 아니라 시정 연설에는 들어가되, 본회의장 안에서 피켓 시위를 했어야했다는 것이다.
박 전 원장은 “아무튼 지나간 일이지만 그래도 민주당이 금도를 지켜서 대통령이 (국회에) 입장할 때 침묵을 지켜준 것은 그래도 잘한 일”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시정 연설이 열리는 본회의장 참석을 거부하고, 윤 대통령이 국회로 들어올 때 마주하게 되는 현관 바로 안쪽 계단에 도열해 침묵 시위를 했다.
박 전 원장은 윤 대통령이 지난달 순방 중 발생한 ‘비속어 논란’에 대해 사과를 거부한 데 대해선 “국민을 바보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시정 연설에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 등과 사전 환담 자리를 가졌는데, 이 자리에 참석한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윤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사과할 것이 없다”고 답했다.
박 전 원장은 “대통령 스스로가, 청와대 김은혜 수석이 ‘이XX’는 미국 의회가 아니라 한국 국회를 향해서 했다고 분명히 말하지 않았느냐”며 “이제와서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이건 국민을 바보로 느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의당도 그 한 마디에 그냥 아무 소리 못한 그런 결기 없는 야당이 있느냐 하는 것도 지적한다”며 “대통령실 대변인(김은혜 수석)도 이렇게 (말을) 했지 않습니까, 이 한마디는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