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31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경찰) 인력을 미리 배치해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고 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전날 발언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그런데도 이 장관은 이날 경찰력 배치에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다시 해 논란을 키웠다. 비판이 이어지자 유감을 표명했다.

이 장관은 전날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인력을 미리 배치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예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 당국이 책임이 없다, 할 만큼 했다는 이런 태도로 국민들을 분노하게 할 게 아니다”라며 이 장관을 비판했다. 우상호 의원은 “잘 모르면 입을 닫고 있어야지 왜 자꾸 이렇게 변명하다가 국민들 화를 북돋우나”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도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 김기현 의원은 라디오에서 “국민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동참하는 모습이 아닌 형태의 그런 언행은 조심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경태 의원도 “너무도 슬프고 참담한 심정인데 해당 장관의 발언 한마디가 이런 논란을 빚게 하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했다.

하지만 이 장관은 이날 해당 발언의 진의를 묻는 질문에 “경찰의 정확한 사고 원인(발표)이 나오기 전까지는 섣부른 예측이나 추측,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핼러윈을 맞아 이태원에 모인 시민이 예년 8만~10만에서 이번에 13만으로 30% 정도 늘었고, 경찰은 예년 80~100명에서 올해 130여 명으로 40% 증원됐다”고도 했다. 경찰력 배치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여론이 악화하자 이 장관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국민들께서 염려하실 수도 있는 발언을 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지금 당장은 사고 수습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최우선순위는 사고 수습과 후속 조치라고 말한 바 있다”며 “(이 장관 등) 모든 공직자가 그에 맞춰 행동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가는 왜 존재하나. 위험할 정도로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하고 사전에 대비했어야 한다”며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선 안 된다’고 말한 장관부터 당장 파면해야 한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