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도 월드컵? - 18일 국회 운동장에서 열린 여야 국회의원 친선 축구대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영진(왼쪽) 의원이 국민의힘 이용 의원이 몰고가는 공을 빼앗으려 하고 있다. 22년 만에 열린 여야 친선 축구 경기는 여야 대치 정국에도 불구하고 고성이나 몸싸움 없이 0대0 무승부로 끝났다. /이덕훈 기자

여야 국회의원들이 18일 국회운동장에서 친선 축구대회를 가졌다.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는 정국을 단체운동으로 풀어보자는 취지다. 여야 축구대회는 2000년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다. 전후반 50분간 이어진 이날 경기에서 여야는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붉은색 유니폼의 국민의힘에선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송석준(주장), 김학용, 김석기, 김미애, 노용호, 허은아 의원 등이 출전했다. 푸른색 유니폼의 민주당에선 위성곤(주장), 윤호중, 김성환, 민병덕, 이수진(비례), 임오경, 천준호 의원 등이 그라운드에 올랐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국가대표팀을 4강으로 이끈 이영표·김병지 선수가 각각 여야 감독으로 전술 지도에 나섰다. 대통령실에서는 이진복 정무수석, 전희경 정무비서관이 나와서 귤을 선물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경기에 앞서 “예산 심의와 국정 조사 문제로 정치권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지만, 그럴수록 여야 의원들이 서로 몸을 부대끼며 땀을 같이 흘리는 모습을 보면 국민들이 좀 더 편안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축구대회는 오는 26일 한일 의원연맹 친선 축구대회에 앞선 ‘의원 국가대표 선발전’ 성격이다. 이번 축구대회는 지난 8월 열릴 예정이었지만, 각 당의 사정으로 두 차례 연기된 끝에 카타르 월드컵 개막 직전인 이날 개최됐다.

경기 전 정치권에선 “각종 현안으로 정국이 얼어붙은 만큼, 거친 몸싸움이 전개될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실제 국민의힘에선 사전에 ‘정강이 보호대’까지 따로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막상 경기장에서는 고성도, 몸싸움도 없었다. 패자도 없었다. 여당 주장인 송석준 의원은 “정치권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극단으로 쪼개졌는데, 월드컵을 앞두고 하나 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