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어떤 약속을 했는지 소상히 밝힐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의 670조원 규모 ‘네옴시티’ 건설 프로젝트 수주를 대가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 엑스포) 유치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음모론을 제기한 것이다. 이날 김 의장은 주장의 근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정치권에선 “야당이 제기했던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 최근 거짓으로 판명됐는데도 정치적 목적을 위해 또 다른 의혹에 불을 지피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김 의장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항간에는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 등을 대가로 부산 엑스포 유치를 포기한 것은 아니냐 하는 의혹과 걱정을 하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항간 얘기’로 의혹을 제기한 셈이다. 그는 “윤 대통령이 지난 25일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에서 ‘월드컵 축구에서 한국이 사우디와 붙으면 져 줄 수도 없고, 수출도 해야 되는데’라는 말을 했다고 전해졌다”며 “그런데 2030년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힘쓰고 있는 부산울산경남 시민 입장에서는 그냥 우스갯소리로 들리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미 해당 의혹이 “거짓”이라고 밝힌 상태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 특위’에서 “사우디와는 (엑스포 유치와 관련해)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는 관계고, 네옴시티 등은 별도로 국익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박진 장관이 최근 국회에서 ‘빅딜설’ 등과 관련해 이미 ‘사실이 아니다’라는 정부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

김 의장의 ‘아니면 말고식’ 의혹 제기는 처음이 아니다. 그는 민주당이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띄웠을 때도 “국정 농단에 해당할 만큼 엄청난 사건”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은 동선을 밝히라”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