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유도탄 투하하는 F-35A - 지난 11월 18일 강원도 필승사격장에서 한국 공군의 F-35A가 정밀유도폭탄 GBU-12를 투하하고 있다. 한국 공군과 미 공군은 이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응해 한국 공군 F-35A 4대, 미 공군 F-16 4대를 동원해 연합 훈련을 했다. /합동참모본부

2023년도 예산안이 24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총 638조 7276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총 57조143억원에 이르는 ‘국방 예산’을 떼어내 정리했다.

새해 국방 예산은 올해보다 4.4% 증가해 57조 143억원이 됐다.

이 가운데 군사력 건설을 위한 ‘방위력개선비’는 1.3% 늘어난 16조9169억원, 군사력 운영을 위한 ‘전력운영비’는 5.7% 증가한 40조974억원으로 의결됐다.

방위력개선비는 일부 사업지연 상황 등을 고려해 애초 정부안보다 1664억원 감액됐지만, 감액분 가운데 654억원 상당은 북한 핵·미사일 대응 능력 강화를 위한 사업에 재투자했다. 대표적인 것이 차세대 전투기 추가 도입 사업인 F-X 2차 사업으로 여기에 654억원 중 가장 큰 비중인 188억원이 투입됐다.

F-X 2차 사업은 2023년부터 2028년까지 약 5년간 미국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35A 20대를 추가 도입해 공군 노후 전투기 도태로 인한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총 사업비가 3조 9400억원 규모였는데, 이번 추가 투자로 3조 9588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 사업이 마무리되는 2028년이면 우리 공군의 F-35A 전투기가 기존 40대에서 20대가 늘어나 총 60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외 철매-Ⅱ 성능개량 2차(278억원), 장거리함대공유도탄(9억원), 전술지대지유도무기-Ⅱ(127억원), 대형공격헬기2차(10억원), K9A2 성능개량(25억원) 등 신규사업을 포함한 10개 사업에 654억원이 배분됐다. 신규사업으로 증액된 6건 가운데 대형공격헬기 2차 사업을 제외한 5건이 고도화하는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응하는 3축체계 사업이다.

장거리 함대공유도탄은 이지스구축함(KDX-Ⅲ)에 탑재해 적 탄도탄 위협을 종말단계에서 대응하는 장거리 함대공유도탄(SM-6급)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이에 따라 내년 3축 체계 예산은 올해보다 10.2% 증가한 총 5조2954억원으로 확정됐다.

정부안에서 감액된 사업은 대형기동헬기-Ⅱ(-175억원), 근거리정찰드론(-140억원), 국산 초음속 전투기 보라매 연구개발(-61억원), 중요시설경계시스템(-208억원), 지휘소용 차량(-300억원), 130㎜ 유도로켓-Ⅱ(-195억원) 등 20개였다. 국방부는 “사업 진행 상황을 고려하여 연부액을 일부 조정한 것이며 2023년 정상적인 사업추진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 /국방부 제공

국방부는 방위력개선비 예산과 관련해 “정부와 국회는 최근 북한의 빈번한 군사적 도발로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상황에서 핵·미사일 위협 대응을 위한 핵심전력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는 데 뜻을 같이하고, 2023년 신규 추진이 필요한 한국형 3축 체계 등 6개 사업 예산을 추가로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력운영비는 ‘지역 상생 장병 특식’ 신설 등 18건에 314억원이 증액되고 방위비분담금 시설분야 등 12건에 429억원이 깎였다.

지역 상생 장병 특식은 군 주둔지역 식당 등과 연계해 장병에게 월 1회 1인당 1만3000원 상당의 외식(1끼)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장병의 외식 요구를 충족하고 근무 강도가 센 조리 병에게 휴식을 제공할 뿐 아니라 지역 소상공인 매출에 기여하는 부가적인 효과를 창출해 군과 지역사회의 새로운 협력모델이 될 것으로 국방부는 기대했다.

모듈러형 간부숙소 시범사업 예산 73억원도 처음 반영됐다.

이 사업은 부자재를 규격·표준화해 공장에서 제작하고 현장에서 조립하는 건축방식이다. 복무 여건이 열악한 전방지역 등에서 초급간부 주거 여건을 조기에 개선하고자 새로 시작하는 사업이다.

인천상륙작전 72주년인 지난 9월 15일 인천시 연수구 인천상륙작전기념관에서 열린 '인천상륙작전 전승행사' 모습. /뉴스1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18억원), 유엔참전군 전사자 추모비·조형물 건립(5억원), 6·25전쟁 글로벌 아카이브(6억원), 전쟁기념관 국군포로 전시 신설(5억원) 등도 반영됐다.

방위비분담금 시설분야(-203억원), 35전대 격납고(-65억원), 항작사 작전지휘시설(-13억원)은 공사 지연 상황 등을 고려해 감액됐다.

방위사업청 이전 비용(201억원)은 정부안이 유지됐고, 경항모 예산도 반영되지 않았다.

합동참모본부 이전 비용은 2024년부터 추진돼 내년 예산에는 편성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정부와 국회는 어려운 재정 여건에도 국방예산에 재원을 중점 배분하였으며, 정부 총지출 증가율을 8.9%에서 5.1%로 대폭 감축하는 상황에서도 국방예산 증가율을 3.4%에서 4.4%로 확대 편성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