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與野)는 정권 교체 때마다 반복되는 ‘알 박기 인사’ 논란에 대해 ‘대통령과 공공기관장 임기를 일치시키는 법’을 추진 중이다. 여야 모두 문제에 공감한다며 지난달 여야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행정안전위 간사로 구성된 ‘3+3 정책협의체’를 구성했고, 올해 안에 임기 일치법을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1일 첫 회의가 열린 이후로 관련 논의는 진전이 없다. 예산안 처리 이후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했지만, 예산안 처리가 법에 정해진 시한보다 3주 이상 늦어지면서 임기 일치법의 올해 내 처리는 사실상 물 건너 간 상황이다.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논의가 재개될 예정이지만, 임기 일치법의 적용 대상과 시기를 두고 여야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서 이른 시일 안에 법이 통과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국민의힘은 모든 공공기관장에 일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부 산하 공공기관장이 대상이고, 임기가 보장된 정무직 기관장은 제외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알 박기 인사 논란의 한가운데 있는 방송통신위원장이나 국민권익위원장 자리는 임기 일치법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방향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공공기관장을 맡아야 하는 게 법 취지라며 예외를 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법 적용 시기를 놓고서도 여야 입장이 다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25일 본지 통화에서 “논란이 된 (공공기관장) 당사자들의 사퇴는 양측 간에 서로 양해가 된 상태에서 논의를 시작한 것”이라며 “부칙에 관련 조문을 넣으면 소급 적용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에 관련 사항을 넣든, 넣지 않든 윤석열 정부 때부터 사실상 법이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법 시행은 다음 정부가 시작하는 시점”이라고 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새 정부가 시작할 때마다 불거지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자는 것이지, 윤석열 정부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공공기관장을 솎아내자고 만드는 법이 아니지 않으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