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중국 대사관은 정우택 국회 부의장과 여야 의원들이 지난달 대만을 방문한 것에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한 수교 공동 성명의 정신에 심각하게 위배되는 무단 방문”이라며 “결연한 반대와 강력한 항의를 표한다”고 5일 밝혔다. 정우택 국회 부의장은 이날 통화에서 “국회의 한국·대만 의원 친선협회 의원들이 해마다 대만을 방문해왔다”며 “문제 될 게 없는 의원 외교 활동”이라고 했다.
주한 중국 대사관은 이날 대변인 명의 입장문에서 “대만은 분리할 수 없는 중국 영토의 일부분이고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의 내정”이라며 “이번 대만 지역 무단 방문은 한국이 중국에 대한 약속을 위반한 것으로 중·한 관계에 심각한 충격을 주게 될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측이 악영향을 해소할 수 있는 조치를 적시에 취하며 대만 지역과 어떠한 형식으로든 공식적인 교류를 하지 않을 것을 엄숙히 촉구한다”고 했다.
지난 1년간 미국·영국·프랑스·일본·호주 등 서방 국가 의원들이 잇따라 대만을 찾았고, 중국 정부와 해당국의 중국 대사관은 그때마다 거친 말로 비난해왔다.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해 차이잉원 총통과 면담하자, 중국은 대만 인근에서 군사 훈련을 펼쳤다. 또 일본 의원들이 작년 8월 대만을 방문했을 때 중국 외교부는 “중국 내정을 난폭하게 간섭했다”고 비판했다.
한국 의원들의 대만 방문은 코로나 이후 3년 만으로 정 부의장, 국민의힘 조경태·이달곤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 등이 참여했다. 의원단은 지난달 29일 차이잉원 총통과 여우시쿤 입법원장(국회의장) 등을 40분간 만났다. 대만 외교부는 “한국 의원단이 구체적 행동으로 대만 지지를 표명하고 우정을 보여주기 위해 왔다”고 전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는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국회의원의 개별 활동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언급할 사항이 없다”고 했다. 한국·대만 의원 친선협회장인 조경태 의원은 통화에서 “중국이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정당한 외교 활동을 간섭하려고 하는 것에 심히 유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