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 사건으로 검찰 출석을 하루 앞둔 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 앞 식당에서 주요 당직자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했다. 작년 대표 취임 이후 처음 가진 자리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도 배석했다.
그만큼 당직자들도 ‘사법 리스크’를 하루 앞으로 맞닥뜨린 이 대표의 소회를 기대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렸던 최고위원회의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검찰 수사에 대한 이야기는 일절 꺼내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일부 당직자들이 먼저 “대표님, 내일 검찰 수사 잘 받고 오십시오”라고 격려의 말을 건넸다고 한다. 이 대표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가벼운 식사 자리였던 만큼 ‘사법 리스크’와 관련된 심도 깊은 이야기가 오갈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했다.
다만 조 사무총장이 당직자들에게 “한마디로 윤석열 정권을 뭐라고 규정하면 좋겠느냐”고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도한 정권’ 같은 당직자들 답변이 나왔다. 이 대표 역시 당직자들의 의견을 경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회의에서도 이 대표는 “시중에 ‘이 정권이 뻔대기(번데기) 정권 같다. 뻔뻔하고 대책 없고 기가 막히다’는 이런 얘기를 한다고 한다”며 ‘뻔대기 정권’이라는 신조어를 소개했다.
이 대표는 2010년 성남시장으로 당선되기 이전인 2008년부터 민주당 부대변인으로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그만큼 윤 정권의 실상을 국민에게 쉬운 언어로 전달하는 데 요즘도 고민이 많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는 당장 내일 검찰 수사보다는 이틀 뒤(12일)로 예정된 신년 기자 회견 내용을 벌써부터 신경쓰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그간 여러 차례 주변에 “성남FC 사건은 아무 문제가 안될 것”이라고 천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대장동 사건 검찰 수사에 더 많은 준비를 쏟아왔다는 것이다.
성남FC 사건으로 10일 소환을 통보한 검찰은 앞으로 대장동 사건과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이 대표 수사 일정을 차례대로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본격적인 ‘사법 리스크’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