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12일 경쟁자인 김기현 의원을 향해 “어떻게 우리 지지층을 일본 국민으로 매도할 수 있느냐”며 “민주당의 토착왜구 세계관과 다르지 않다. 당 밖에서 지지해준 국민들께 사과하라”고 했다.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리 당 지지층을 일본 국민이라고 하면 누가 총선에서 우리 당에 표를 주겠느냐”며 “김 의원 눈에는 여론조사에 참여하는 국민들이 남의 나라 사람으로 보이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비당원 지지층이 우리에게서 돌아서지 않도록 세심하게 메시지를 관리해야 한다”며 “이런 측면에서 김 의원 발언은 심각한 해당 행위”라고 했다. 안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30% 여론조사 반영을 할 때는 역선택 방지 룰이 적용된 것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김 의원이 말한 30%는 민주당 지지층을 제외한 비당원 국민의힘 우호층으로, 엄연히 우리를 지지해 주시는 분들”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날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뽑는데 일본 국민 의견을 30% 반영하라는 것이 가능한 일이냐”며 “일본 국민 30% 의견을 안 들었다고 해서 한국 대표팀 감독이 제대로 못할 것이라는 것은 궤변 중의 궤변”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친윤 (親尹) 후보’로 분류되는데 대해 “여러 차례 말씀 드렸는데 저는 친윤 후보라고 단 한번도 말씀 드린 적 없다”며 “친자를 붙이려거든 ‘친민 (親民))당’ 대표가 될 것이다. 민자는 백성 민(民)이다”고 했다.
울산이 지역구인 김 의원은 ‘수도권 출마론’과 관련해 “수도권 출신의 황교안 대표 당시, 바로 3년 전 총선에서 우리가 폭망했다”며 “지역을 가지고 당 대표 자질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옳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따로 생각하고, 당 따로 생각하는 식의 관계는 올바르게 돌아갈 수 있는 당정 관계가 아니다”며 “대통령의 뜻과 함께 어우러져 융화될 수 있는 당정 관계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전날 당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어퍼컷 세리머니’를 재연하기도 했다.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를 마친 뒤 당사 앞에 모습을 드러낸 김 의원은 지지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자 어퍼컷 세리머니로 응답했다. 김 의원은 “일 잘하고 있는 윤 대통령께서 우리의 든든한 ‘백’이 돼 함께할 운을 형성해 주고 있다”며 “내년 총선 압승을 위해 전진해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여론조사 업체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7~9일 진행한 차기 국민의힘 당대표 지지도 조사결과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선 나경원 전 의원이 30.7%, 김기현 의원이 18.8%, 유승민 전 의원(14.6%), 안철수 의원(13.9%), 황교안 전 대표(5.3%), 윤상현 의원(2.4%), 조경태 의원(1.9%) 등의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