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의힘에선 서울 동작구가 ‘핫플(핫플레이스, 주목받는 곳)’이라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 총선 출마가 거론되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작년 말 동작갑 지역으로 이사 간 데 이어, 동작을이 지역구인 나경원 전 의원이 최근 당대표 출마를 고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요즘 당 사람끼리 대화하다 보면 ‘동작구’가 가장 많이 거론된다”고 했다.
원 장관은 지난해 11월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동작갑)으로 전입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원 장관 측은 “종전의 서울 마포구 오피스텔 계약이 만료되면서 자연스럽게 옮긴 것”이라면서 “개인적인 사유로 이사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원 장관은 최근 불거지는 정계 복귀설에 대해 “얘기하는 건 자유입니다만 저는 신경을 쓸 여력이 없다”고 했었다.
하지만 내년 총선까지는 1년 3개월쯤 남아있기 때문에 원 장관의 총선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총선 승부처인 수도권에 중량급 정치인들이 투입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전입 신고가 어떤 의미인지는 누구보다 원 장관 본인이 더 잘 알 것”이라며 “수도권 요충지인 동작구에서 당선되면 더 큰 정치를 위한 발판도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원 장관이 전입한 동작갑의 현역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다. 국민의힘에선 장진영 변호사가 동작갑 당원협의회를 이끌고 있다. 원 장관이 출마한다면 장 변호사와 먼저 당내 경쟁을 벌여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장 변호사는 “주변에서 걱정하시지만 큰 선배를 이웃에 모신 것을 좋은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동작갑은 제가 당협위원장이 된 이후 당원이 8배 늘어났다”면서 “(지역구) 분위기가 조금 좋아졌다고 대선 주자급이 숟가락 얹는 정치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동작구는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지역 중 하나다. 민주당이 압승했던 21대 총선(2020년)에서 서울 동작구는 민주당 김병기(갑) 이수진(을) 의원이 석권했지만, 지난해 대선에선 윤석열 후보가 50.5% 득표율로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5%포인트 앞선 바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강남권과 인접한 동작구는 ‘해볼 만한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국민의힘의 한 수도권 의원은 “원 장관과 같은 중량급 인사들이 (동작구보다) 험지(險地)에서 한 석이라도 더 가져와야 총선 승리도 바라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