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8일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에 대해 “김성태 회장이라는 분을 만난 일이 없다. 실제로 본 적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누군가가 술먹다가 (전화를) 바꿔줬단 얘기가 있는데, 저는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이 대표는 이날 KBS 9시 뉴스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김 전 회장을 만난 적 없다고 했고, 김 전 회장도 이 대표를 모른다고 해왔다.
김 전 회장은 이 대표의 과거 선거법 위반 재판을 위한 변호사 비용 20여억원을 대신 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김 전 회장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 “대체 누가, 누구에게, 언제,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얼마를 줬는지가 한 개도 밝혀진 게 없다. 일종의 마녀사냥 같은 것”이라며 전면 부인했다. “(검찰이) 변호사비 대납으로 기소하면 미쳤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김 전 회장과의 친분을 묻는 질문에 “저는 만난 일은 확실히 없다. 이번 사건 수사로 송환한다고 해서 언론에서 얼굴을 본 게 처음”이라고 했다. 전화 통화도 한 적 없느냐는 질문에는 “누군가 술 드시다가 저한테 전화를 바꿔줬다는 얘기가 있는데 저는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 술 먹고 전화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 이 사람 안다고 과시하기 위해 전화를 해서 바꿔주는 황당한 일이 많다”며 “그런 경우일 수는 혹시 모르겠는데, 저는 만난 일은 확실히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 “도대체 저는 김성태라는 분 얼굴도 본 적이 없다”고 한 바 있다. 나흘 뒤 입국한 김 전 회장도 태국에서 압송되기 직전 언론 인터뷰에서 “이 대표와 만나거나 전화한 적 없다”고 했다.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한 것이다.
이 대표는 당 대표직을 유지하며 검찰 수사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재판 송사야 저 개인이 감당해야할 몫”이라며 “제가 경기지사를 할 때도 무려 4건이나 기소가 됐음에도 전국 최고 시도지사 평가를 얻어내지 않았나. 저의 선의나 역량이 인정받을 거라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격하면 힘들어서 피하는 건 저희 당원이나 국민들의 민주당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자신의 사법리스크가 내년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그건 집권 여당과 정부에서 원하는 바”라며 “그건 저희가 이겨내야할 몫이고, 상대가 원하는 바대로 의도하는 바대로 끌려갈 수는 없다”고 했다. 김 전 회장과의 친분을 묻는 질문에선 “참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오는 28일 오전 10시 30분 검찰에 출석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적 이익을 위해 검찰 권한을 남용하는 일부 정치 검찰을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 잘못도 없는 제게 또 오라고 하니 제가 가겠다”고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이 대표에게 오는 27일 출석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주중에는 일해야겠으니 27일이 아닌 28일 토요일에 출석하겠다”고 했다. 당 공식 업무가 없는 주말에 출석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번 출석 때는 의원들과 동행하지 않겠다고 했다. 지난 10일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 피의자로 검찰에 출석할 때 민주당 의원 40여 명이 동행해 방탄 논란이 일었는데,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우리 당 의원들은 애정도 많으시고 관심도 많으시지만 그 시간에 당무와 국정에 충실하시기 바란다”며 “제가 변호사 한 분 대동하고 가서 당당하게 맞서도록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대표 측근 의원 일부는 동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