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연휴 기간 ‘천원(1000원) 당원 논란’으로 들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운영하는 ‘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22일 “천원 당원을 비하한 의원들을 징계해달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하루 만인 23일 오전까지 2000명 넘는 당원들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글을 쓴 작성자는 ‘천원 당원’을 비하한 의원으로 3선의 이원욱, 재선의 김종민·조응천 의원을 지목했다. 세 의원 모두 당내 비명(非明·비이재명)계로 분류되고, 라디오 인터뷰 등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천원 당원’은 투표권을 가질 수 있는 최소 요건을 갖춘 당원을 가리킨다. 민주당 당대표나 대선·국회의원 후보 등을 뽑는 당내 선거에 투표권을 갖고 참여하려면, 최소 한달에 1000원 이상의 당비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재작년 대선 경선 때부터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이른바 ‘개딸’들이 대거 당비를 납부하며 권리당원이 됐다.
그런 개딸들이 이번 1000원 당원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들은 비명계 의원들이 각종 토론회에서 “천원 당원들에 당 운명을 맡길 수 없다”는 취지로 발언하며 개딸로 대표되는 ‘팬덤 정치’를 비판한 것을 문제 삼았다. 실제로 김종민 의원은 지난해 11월 토론회에서 “천원 당원 중심으로 가게 되면 동원(되는) 당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원욱 의원은 이 토론회를 김종민 의원과 공동 주최했고, 조응천 의원도 국회의원들이 강성 팬덤에 떠밀려 다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이 같은 과거 발언이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려져 징계를 요구하는 청원까지 올라온 것이다.
청원글 작성자는 “당원을 모욕한 의원을 징계해야 한다, 천원 당원이 우습냐”라며 “천원 당원? 땅 파봐라, 천원이 나오나”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이 당비로 운영되는데 당원을 무시하는 의원은 필요 없다”며 “세 분(이원욱·김종민·조응천) 낙선운동 할 거고, 마음에 안 들면 나가라, 나가면 바로 당비 올리겠다”고도 했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도 “천원짜리라 미안하다” “천원당원 개무시한 의원은 세비 반납하라”, “수박들은 천원당원이 싫으면 당을 나가라”, “나는 5000원 짜리인데 한마디 한다, 세상 어느 국회의원이 당원을 이따위로 깎아내리냐”, “이재명 대표는 1000원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천원을 우습게 보는 이유? 받아먹은 돈이 이에 비할 바 안 되기 때문 아닐까”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이재명 당대표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도 “천원 당원 비하 청원에 많이 참여하자” “천원 당원을 비하한 의원들은 공천에서 떨어뜨려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개딸들이 대거 권리당원으로 들어온 뒤, 이재명 대표를 비판한 의원들은 문자 폭탄을 받으면서 ‘당원으로부터 공격 받는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개딸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친명과, 여기서 소외된 비명 간의 괴리가 이번에 ‘천원 당원 논란’으로 표출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