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6일 ‘난방비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7조2000억원의 에너지·고물가 지원금을 지급하자”고 정부에 제안했다. 그러면서 “재원 확보를 위해 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과도한 불로소득 또는 과도한 영업이익을 취한 것에 대해서 전 세계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것처럼 횡재세(稅) 개념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도 검토해야 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선 총 30조원 규모의 추경을 제안하면서 물가 지원금으로 5조원을 포함시켰다. 대규모 지원금이 풀리면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것이란 지적이 나왔지만, 오히려 이 5조원을 7조2000억원으로 늘리자는 것이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소득 기준으로 국민 80%인 4117만명에게 1인당 10만~25만원 지원이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난방비 상승은 문재인 정부 당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LNG(액화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한 것을 제때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난방비 폭탄은 예상된 일이었는데 정부가 대책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하고 오히려 남 탓을 한다”고도 했다. 문재인 정부 장차관, 청와대 출신들이 만든 모임인 ‘사의재’도 페이스북을 통해 “난방비 급등은 윤석열 정부의 정책 결정”이라며 “근거 없는 책임 떠넘기기를 중단하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또 돈 뿌리기냐”며 “정권을 잡았을 땐 표 잃기 싫다고 난방비 인상을 나 몰라라 했던 민주당은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부터 해야 한다”고 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지난해까지 국가를 운영했던 민주당이 난방비 문제로 과도한 정치 공세를 하는 것은 떳떳하지 못하다”고 했다. 김병민 비상대책위원은 “(야당이) 30조 추경을 주장하며 과거 코로나 시기에 돈 뿌리기 재정으로 회귀하려 한다”며 “이재명 대표는 지금의 고물가 위기를 극복할 의지가 조금이라도 있기는 한 건가”라고 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재명 대표가 언급한 횡재세를 겨냥해 “누가 횡재세 횡재세 하는데 대장동에서 횡재한 것부터 토해내는 게 순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