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 121명이 참여한 ‘초당적 정치 개혁 의원 모임’이 30일 출범했다. 정치 개혁을 주제로 전체 국회의원의 40%가 동참하는 초대형 모임이 출범한 것은 의정사에 처음이다. 참석자들은 선거제 개편 필요성을 강조하며 “대립과 혐오의 정치를 끝내자”고 했다.

김진표 국회의장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비롯한 여야 의원들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출범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날 국회에서 열린 출범식에는 김진표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 모임 소속 121명 중 71명이 참석했다. 의원 모임은 선언문에서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국회는 국민들에게 큰 실망만 안기고 있다”며 “국민들의 투표 절반 가까이를 사표(死票)로 만들어버리는 소선거구 제도에서 대부분 비롯된다”고 했다. 또 “국민의 정치적 의사와 민의(民意)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선거 제도가 절실하다”며 “국민 최대 다수가 찬성할 수 있는 정치개혁안을 도출하겠다”고 했다. 의원 모임은 매주 월요일 공개 토론을 열고, 선거법 개정을 담당하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도 협력할 계획이다.

김진표 의장은 “갈등을 줄이고 표의 비례성을 높이는 더 나은 제도로 총선이 치러지면 국민이 정치권을 신뢰할 것”이라며 “올해는 승자 독식, 극한 대립의 정치 문화를 반드시 끝내자”고 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선거 제도, 권력 구조 개편은 정치인에게 주어진 절체절명 과제”라고 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표성과 비례성이 보장되고 지역주의가 해소되는 정치 체제를 만들자”고 말했다.

박원호 서울대 교수는 “극단적 정치 양극화의 원인 제공자였던 국회가 해결 방안을 만들겠다는 것은 높게 평가한다”며 “소선거구제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중대선거구제, 비례대표 확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부족한 만큼 이에 대한 설득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