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이어 전술핵 탑재용 방사포를 발사하자,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만약 북핵 억지력 확보 등 대응이 부족하다면 우리는 자체 핵무장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북한의 무모한 무력 도발이 계속되면 될수록 대한민국의 자체 핵무장론도 더욱 더 힘을 얻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정 위원장은 “프랑스 드골 대통령은 핵 보유 이유를 설명하면서 ‘미국은 파리를 위해 뉴욕을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했다”며 “그래서 프랑스는 자체 핵무기가 필요하다고 믿었다”고 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우리의 자체 핵무장만이 답”이라고 했다. 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미 전략폭격기 B-1B 출격 정도로는 미국 본토를 향한 북한의 ICBM과 핵 개발을 멈추지 못한다”며 “한반도에서 진정한 핵 균형을 이룩해 평화를 유지하는 길은 결국 우리의 자체 핵 보유밖에 없다”고 했다. 태 의원은 “김정은이 지난해부터 전술핵은 대남 선제공격용, ICBM은 대미 반격용으로 구분해 강조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도 했다. 북한 도발이 고도화하면서 여권 내에서 자체 핵무장론이 커지는 양상이다.

지난달 최종현학술원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독자적 핵 개발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77.6%로 나타났다. 갤럽이 북한 6차 핵실험 직후인 2017년 9월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의 찬성 60%보다 17.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