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면서 “법치를 빙자한, 법치의 탈을 쓴 사법 사냥이 일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 안팎의 ‘이재명 사법리스크’ 우려에 대해 “사법리스크가 아니라 검찰리스크”라고 했다. 검찰이 만든 사건이라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이날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따른 체포동의안 표결(27일 예정)을 앞두고, 직접 영장 청구의 부당성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대표는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대장동 사건’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 등에 대해 “이미 10년 전, 5년 전 벌어진 일”이라며 “바뀐 게 없다. 바뀐 건 대선에서 패배했고, 검사 하던 분이 대통령이 됐고 무도한 새로운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사건은 바뀐 게 없이 대통령과 (수사 담당) 검사가 바뀌니 판단이 바뀌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검찰이 구속영장에 적시한 혐의를 일일이 반박했다. 검찰이 대장동 사건에 적용한 4800억원대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면 유죄, 경기가 나빠지면 무죄”라며 “검찰 논리에 의하면 천공 스승 같은 분한테 ‘경기가 좋아질까요, 나빠질까요’ 꼭 물어봐야 한다. 잘못 예측하면 갑자기 범죄자가 된다”고 했다. 대장동 개발에서 성남시에 돌아가는 이익을 ‘비율에 따른 이익’이 아닌 ‘확정 이익’으로 설정한 데 대한 설명이다. 이 대표는 “사실 농담할 일이 아닌데, 비율로 할것이냐 확정으로 할것이냐 이런 것은 정책 판단과 경영 판단이라는 게 확고한 법원의 판례”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에 대해서는 “기업에 개별적으로 후원해라, 광고해라 이런 얘기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며 “이미 (경찰 단계에서) 무혐의 불송치 결정이 됐던 사안인데 검사가 바뀐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정상적인 행정 처리를 한 것이고, 구속영장 어디를 봐도 제가 한 행정 어디가 잘못됐다는 게 없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검찰의 영장 청구 부당성을 지적하면서 “(현 정부는) 경제와 민생이 어렵고 한반도에 전운이 드리우는 위기 상황에서 그런 문제 해결보다 어떻게 하면 야당을 파괴할까, 어떻게 하면 정적을 제거할까, 어떻게 하면 당 선거에 유리하게 구도를 바꿀까 여기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사적 이익을 위해, 정적 제거를 위해, 권력 강화를 위해 남용하는 건 범죄”라고 했다.
이 대표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하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자택에 침입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유튜브 방송 관계자에 대한 영장이 기각된 것을 언급하면서 “보도를 이유로 압수수색을 하고 또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기각됐다고 재청구하고 이런 걸 본적이 없다”며 “법치의 탈을 쓴 사법 사냥이 일상이 돼 가고 있는 폭력의 시대다. 정치는 사라지고 지배만 난무하는 야만의 시대가 다시 도래하고 말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을 돌이켜보면, 역사의 분기점이었던 것 같다”며 “대선에서 제가 부족했기 때문에 패배했고, 그래서 제 개인이 치러야 했던 수모와 수난은 제 몫이기 때문에, 제 업보이기 때문에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가 역사의 죄인”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 승자로서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정권이 벌이는 일들은 저의 최대치의 상상을 벗어나고 있다”며 “권력이 영원할 것 같지만 길지 않다. 나중에 후회하고 회한될 일보다 보람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검찰의 기소 후 당대표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경기지사일 때 4가지 혐의로 기소돼서 전부 무죄받은 적이 있다. 2년 동안 재판 시달렸는데 그 사이 경기도정은 꼴찌 평가에서 1등 평가로 바뀐 점 상기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번에 체포동의안이 부결돼도, 검찰이 앞으로 추가로 영장을 청구할 수도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국경을 넘어 오랑캐가 불법적 침략을 계속하면 열심히 싸워서 격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