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더불어민주당이 소집을 요구한 3월 임시 국회가 개원했지만 이날 민주당의 국회 일정은 아무것도 없었다. 대신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서울시청광장에서 좌파 성향 시민단체들이 주관한 3·1절 범국민대회에 참석하며 반일(反日) 메시지를 내는 데 주력했다. 정치권에서는 “공휴일인 3·1절부터 사상 초유의 ‘방탄 국회’만 열어 놓고 이 대표는 장외로 나갔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용수 할머니 만난 李대표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대표가 1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진보 단체 주최로 열린 3·1절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석열 정부는 3·1운동 정신을 망각하고 훼손하고 있다”며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만들자는 데 반대할 국민은 없지만, 역사적 책임과 합당한 법적 배상 없이 신뢰 구축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일본 전범 기업의 손해배상금을 제3자가 변제하도록 하는 정부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결책을 비판한 것이다.

이 대표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관계 개선의 걸림돌 취급하며 우리 기업에 책임을 떠넘기는 일, 국민의 안전이 달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침묵하는 일, 한·미·일 군사훈련이 ‘다케시마의 날’에 ‘일본해’로 표기된 채 진행되는 일 모두 ‘굴종 외교’, ‘종속 외교’일 뿐”이라고 했다.

1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104주년 3.1절 범국민대회'에서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왼쪽 두번째)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 네번째) 등 참석자들이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2023.3.1/연합뉴스

이 대표는 3·1절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36년간 한반도를 무력으로 강점했던 것이 바로 일본”이라며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해라, 배상해라’ 요구하는데, 피해자를 보호해야 될 정부가 ‘돈 필요해? 얼마면 돼? 내가 대신 줄게’ 이런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치 돈이 없어서 싸우는 것처럼 사람을 처참하게 모욕하는 것이 바로 이 정부”라고 했다.

민주당은 “공휴일인 3·1절부터 임시 국회를 개원한 전례가 없다”는 국민의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날부터 단독으로 3월 임시 국회를 소집했지만, 이 대표와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는 물론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 지도부의 국회 공식 일정은 아무것도 없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자유와 헌신의 3·1절에 민주당이 당대표 한 사람의 방탄만을 위한 임시 국회 소집을 요구했다”며 “민주당 스스로 방탄 국회임을 자인하는 모습에 국민들의 마음은 한없이 참담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