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선출을 위해 4~5일 진행된 모바일 당원 투표에서만 역대 최고 투표율인 47.51%를 기록했다. 2019년 전당대회 최종 투표율은 25.4%(황교안 당선), 2021년 최종 투표율은 45.36%(이준석 당선)였다. 중간 집계인데도 역대 최고 투표율을 경신한 것이다. 이번 최종 투표율은 모바일 투표와 6~7일 ARS(자동응답)를 합산해 결정된다. ‘역대급 투표율’을 두고 각 후보들은 “내가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가 5일 오후 5시 마감한 모바일 투표에서 전체 당원 선거인단 83만7236명 중 39만7805명이 참여(투표율 47.51%)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ARS 투표를 합산한 결과를 8일 전당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당 안팎에선 “ARS 투표까지 더하면 최종 투표율이 6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결선 투표제를 도입했다. 8일 발표할 투표 결과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후보가 맞붙는 방식이다. 이럴 경우 9일 일대일 토론, 10일 모바일 투표, 11일 ARS 투표를 거쳐 12일 새 당대표를 최종 결정한다.
전문가들은 투표율이 올라가면 1차에서 ‘절반 이상’이 나오기 어려워진다고 분석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1위 후보가 얻어야 하는 과반 투표수도 덩달아 늘어나게 된다”며 “40만명이 투표하면 적어도 20만표, 50만명이 투표하면 적어도 25만표씩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결선 없이 (1차 투표로) 끝내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투표율 상승 현상에 대해 박성민 정치컨설턴트는 “대통령실의 생각과 호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직 투표’와 수직적 당정 관계에 대한 반발 심리인 ‘분노 투표’가 각각 결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각 후보들은 ‘내가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기현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투표율이 높을수록 당연히 내가 유리하다”며 “전당대회를 네거티브 진흙탕으로 만든 것에 대한 당심(黨心)이 폭발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1차 과반 득표를 위해 계속 걸어가겠다”고 했다.
안철수 후보는 “침묵하던 당원 분노가 높은 투표율로 드러났다”고 했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당원들의 전략적 선택으로 바닥 당심은 저에게 향하고 있다”며 “당원들의 열망이 결국 결선투표 무대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또 “대통령실 행정관들이 참여한 단톡방에서 김기현 후보 홍보와 저에 대한 비방이 이뤄졌다”며 경선 부당 개입 의혹도 제기했다.
천하람 후보는 모바일 방식에서 투표율이 높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천 후보 지지층이 많다고 여겨지는 2040세대 당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것이다. 천 후보는 “국민의힘 개혁을 바라는 젊은 세대들의 심판 투표”라며 “천하람 태풍이 김기현 후보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까지 날려버릴 것”이라고 했다.
황교안 후보도 “제가 김기현 후보의 부동산 비리 관련된 얘기를 하면서 (전당대회가) 핫(Hot)해진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이번 선거는) 당원 100% 투표인데 투표율이 올라가는 것은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