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 동편에서 열린 ‘강제동원 굴욕해법 무효 촉구 2차 범국민대회’에서 단상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있다. 2023.3.11/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강제 동원 정부 해법 규탄대회’에 참석했다.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고(故)전형수씨는 “이 대표님,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십시오”라는 유언을 남겼다. 하지만 이 대표는 전씨 발인이 엄수된 이날 공개적인 정치행보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짙은색 양복차림으로 이날 오후 4시 서울광장 부근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조정식 사무총장과 함께 연단 맨 앞줄 맨바닥에 앉았다. 친명(親明·친이재명)계 의원들도 이날 집회에 대거 참석했다.

사회자가 “윤석열 강제동원 해법강행 규탄한다”고 선창하자, 이 대표는 “규탄한다” “규탄한다”고 호응했다. ‘윤석열 굴욕외교 심판’라고 적힌 피켓을 가슴 앞으로 내밀기도 했다.

이날 이 대표는 극단선택으로 숨진 전씨에 대해서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 다만 연단에 올라 “윤석열 정권의 치욕적 강제동원 배상안이 다시 일본에 머리를 조아리는 굴욕적 모양을 만들어내고 있다”이라며 “전쟁범죄에 완전한 면죄부를 주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했다.

이어 “한미일 연합훈련을 핑계로 자위대의 군홧발이 다시 한반도를 더럽히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국민들은 기가 막히고 대통령은 귀가 막힌 것 같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연단에서 지지자들에게 팔을 흔들어보였다.

이날 집회는 민주당,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 일본의 강제동원 사죄와 전범기업 직접배상 이행을 촉구하는 의원모임이 주최했다.

이 대표 주변인사들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졌던 2021년부터 현재까지 5명이 극단 선택으로 숨졌다. 그때마다 이 대표는 “모르는 사람” “어쨌든 명복을 빈다”라면서 책임을 피했다. 전날 전씨의 사망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검찰의 과도한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게 이재명 때문이냐”라고 했다.

같은 날 오전 7시 50분쯤 경기 성남시의료원 장례식장에서는 전씨의 발인이 엄수됐다. 이날 장례식장 내부에서 진행된 발인식은 유가족 요청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됐다. 부검을 원치 않는다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 검찰이 전날 전씨에 대한 부검 영장을 기각하면서 전씨의 발인식은 예정대로 이날 진행됐다.

고 전형수씨 발인식. /뉴스1


전씨는 검찰이 지난달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던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의 제3자 뇌물 혐의의 공범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전씨는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임 당시 비서실장 등을 지냈고 이 대표가 2018년 경기지사로 당선된 이후 당선인 비서실장과 초대 도지사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다. 2019년에는 경기주택도시공사 경영기획본부장을 맡았고, 사장 직무대행을 하다 지난해 12월 퇴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