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30일 윤석열 대통령이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에 대해 ‘한국 국민 이해를 구해나가겠다’고 말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일본 언론의 악의적 왜곡 보도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와 만나 “윤 대통령은 오히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우리 국민으로서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IAEA(국제원자력기구) 주관하에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진상을 정확히 파악해 알리는게 중요하다고 했다”며 “단호한 어조로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했다. 정 의원은 지난 17일 도쿄에서 이뤄진 윤 대통령의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일행 면담 자리 내내 윤 대통령 바로 옆자리에 배석했었다.
정 의원은 자신이 그날 윤 대통령과 일본인 참석자들이 나눈 이야기를 전부 기록했다며 수첩을 직접 꺼내 보여줬다. 수첩은 검은색 볼펜으로 급하게 흘려쓴 깨알 글씨로 빼곡했다. 정 의원은 “내가 일간지 기자 15년 하면서 받아 적는데 이골이 난 사람”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당시 스가 전 총리와 함께 배석한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이 혼자 장황하게 발언을 이어갔고 큰 결례라고 생각했다”며 “누까가 회장 혼자 5분 이상 10분 가까이 길게 지역구 이야기를 했는데 말을 마치자마자 윤 대통령이 단호한 어조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우리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에 관한 문제다. 국민들이 불안감을 느낄 수 있는 문제다’라고 얘기했다”고 했다. 누카가 의원의 지역구는 후쿠시마와 가까운 이바라키 현이다.
정 의원은 “대통령이 누까가 회장한테 ‘(지난해 12월)IAEA사무총장을 만났을 때도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검증 과정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우리 국민들한테 정서적인 문제와도 맞닿아 있는것이며 국민들로서는 불안감을 느낄수 밖에 없는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강조하셨고 불안감을 느낄 수 있는 문제인만큼 진상 파악이 정확하게 이뤄졌어야 하는데 지난 정부에서는 방치됐다고 말씀하셨던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윤 대통령이 누까가 회장에게 오염수 문제와 관련 우리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려면 객관적 검증 과정을 거치라는 구체적 대안까지 제시했다고 했다. 정 의원은 “일본에서도 필요하다면 객관적 검증을 위해 IAEA주관하에 한국인 전문가를 초청해라, 우리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기 위해서는 사안의 진상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알리는게 중요하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정확한 진상을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며 “그 말을 듣는 순간 내가 속으로 ‘정답’이라고 외쳤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전날 윤 대통령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해나가겠다’는 취지로 말했고, 누카가 의원은 윤 대통령에게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 철폐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30일 “일본산 수산물 수입과 관련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국내로 들어올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