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철도 등 국가 재정 수백억원이 투입되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기준을 현재 총사업비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완화하는 법안이 12일 국회 기획재정위 소위를 통과할 전망이다. 이는 작년 말 여야가 잠정 합의한 사안으로, 개정안이 국회를 최종 통과하면 SOC 사업 관련 예타 기준이 24년 만에 대폭 완화되는 셈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선심성 사업이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회에 따르면 기획재정위는 12일 경제재정소위를 열고 연구·개발(R&D) 사업의 예타 면제 금액 기준을 총사업비 500억원(국비 지원 300억원 이상)에서 1000억원(국비 500억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는 국가재정법 일부 개정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1000억원 미만 도로·항만·공항·철도 등 SOC 사업은 추진 단계에서 기획재정부의 예타 심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앞서 여야는 예타 면제 기준 완화를 하면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국내총생산의 3% 이내로 제한하는 재정 준칙 도입과 연계해 법안을 처리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야당의 반대로 합의가 불발되자 우선 예타 면제 기준 상향 법안부터 처리하기로 했다.
예타는 대형 SOC 사업의 사업성 등이 있는지 사전에 검토하는 제도다. 이 기준을 상향하면 지역구 의원들이 지역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할 것이란 지적이 있었다. 반면 지역 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