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가 윤석열 대통령이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무력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 반대’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 지난 20일 정재호 주중 한국 대사에게 항의했다는 사실을 23일 뒤늦게 공개했다. 우리 외교부는 지난 20일 중국이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해 ‘말참견’이라 한 것과 관련,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를 초치해 강력히 항의했는데, 비슷한 시각 중국 외교부도 정 대사에게 항의한 것이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새벽 홈페이지를 통해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지난 20일 ‘명령에 따라(奉命)’ 정 대사에게 “윤 대통령 발언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엄중한 우려와 강한 불만을 표시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작년 8월 미국 하원 의장이 대만을 방문했을 때, 지난 2월 미·중 풍선 갈등 당시 중국이 주중 미국 대사를 초치하거나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을 때 ‘명령에 따라’라는 표현을 썼다.
중국 외교부는 또 쑨 부부장이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중국 측은 엄중한 우려와 강한 불만을 표시한다”며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국 자신의 일로 어떠한 외부 세력의 개입이나 간섭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 대사는 쑨 부부장에게 “최근 대만해협에서의 긴장 고조 상황에 대해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큰 관심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다”는 등 정부의 분명한 입장을 전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유독 중국과 러시아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굴종적인 대중·대러 저자세는 세계 정세 변화를 읽지 못한 채 화석화된 운동권의 심각한 시대착오적 오류”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 등은 윤 대통령 인터뷰에 대해 “자해 외교” “외교적 자충수”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이재명 대표가 이번에는 중국·러시아의 무례한 간섭과 협박에 항의하기는커녕 도리어 그 눈치를 봐야 한다며 우리나라 대통령을 비난하고 나섰으니, 혀를 찰 일”이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중국에 가서 ‘중국은 높은 산봉우리, 대국이고 반면 우리나라는 작은 나라’라고 하던 망언의 데자뷔”라고 했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도 지난 22일 페이스북에서 “중국 정부 관리들의 언행은 대한민국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자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모욕적 행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