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는 22일 “저는 정치를 직업이나 생계로 하지 않았다”며 “학생 운동 때와 마찬가지로 민족의 화해와 평화적 통일이란 사명을 갖고 정치를 하고 있다는 말씀만 드리겠다”고 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정계 은퇴에 관한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당 일각에서 나온 정계 은퇴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해석됐다.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이 불거진 뒤 당내에선 송 전 대표를 향해 자진 탈당 요구뿐 아니라 출당이나 정계 은퇴 주장까지 나왔다. 지난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는 송 전 대표를 향한 성토장이나 다름없었다고 한다. 여러 의원이 자유 발언을 신청해 관련 발언을 이어갔고, “파리로 가서 송 전 대표를 직접 데려오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20일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에게 “송 전 대표는 (한국에) 들어오나 안 들어오나 정치 생명이 끝난 것”이라며 “마지막 남은 카드를 당을 위해서 써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원로들도 송 전 대표를 압박하고 나섰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20일 라디오에서 ‘송 전 대표가 정계 은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 이래 놓고 더 미련을 가진들 (정치 활동이) 가능하겠느냐”며 “구질구질하면 사람만 더 추하게 마무리된다”라고 했다.
박지원 민주당 상임고문은 21일 라디오에서 “송 전 대표와 (압수수색을 당한) 윤관석 의원, 이성만 의원은 자진 탈당을 해야 한다”며 “그걸 하지 않으면 과감하게 출당 조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송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1997년 민주당 인천시당 정책실장으로 입당한 이후에 26년간 민주당과 한길로 함께했고 한 번도 이탈한 적이 없다”며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는 수단으로 입당한 것이 아니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한반도 정책을 지지해 힘을 보태기 위해 변호사 시절 당직자로서 당에 가입하고 정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