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일본에서 열리는 ‘한일 국회의원 친선 축구 경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선수 명단을 아직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정치권에선 최근 일본의 강제 징용 해결책 등 현안에 대한 민주당의 반일(反日) 기조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국회의원축구연맹은 오는 5월 12~14일 방일, 13일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일본 국회의원들과 친선 경기를 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에선 한일의원연맹 회장이자 국회의원축구연맹 회장인 정진석 의원 등 17명이 참가 의사를 밝혔다. 김학용·송석준·강대식·배현진·황보승희 의원 등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민주당은 아직 명단을 확정하지 못했다. 최근 대일 외교를 놓고 윤석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해온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재명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지난달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규탄 대규모 장외 집회에 나갔다. 이달 초엔 민주당 의원 4명이 일본을 방문,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 방류 반대 시위를 하기도 했다.
게다가 민주당은 최근 ‘돈 봉투 살포 사건’으로 송영길 전 대표가 탈당하고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마저 흔들리는 위기 상황이다. 야당 관계자는 “이런 판국에서 일본까지 가서 한가롭게 공이나 찬다고 하면 지지층이 뭐라고 하겠느냐”고 했다. 실제 축구를 좋아하는 민주당 의원들도 당직이나 지역구 일정 등을 이유로 참여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민주당 일각에선 ‘정치는 정치고 스포츠는 스포츠다’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그래도 몇 명 가지 않겠느냐”고 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친선 경기에선 한국이 5대3으로 이겼다. 첫 골은 민주당 김승남 의원이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