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 신당 창당을 선언한 금태섭 전 의원은 24일 “수도권 30석(목표)은 굉장히 겸손하게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도, 더불어민주당도 싫다는 무당층이 급증해 기대가 커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과거 김종필의 자민련(충청 기반), 안철수의 국민의당(호남 기반) 사례처럼 인물과 지역의 결합 없이는 제3지대 돌풍은 쉽지 않다는 회의론도 많다.

금태섭 전 의원. /뉴시스

금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300석의 10% 정도를 새로운 세력에 주면 정말 기존 정당도 확 달라질 것”이라며 “어떤 특정한 세력이나 특정한 인물(에 의존한 지지 기반)이 아니라 유권자들 전체 의사가 모이는 곳이 주로 수도권이니까 여기서 10% 정도 의석을 차지하면 될 것이란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존 제3세력은 지역이나 인물 기반이 많았는데 잠깐 반짝 하더라도 길게 가지는 못했다”고 했다. 김종필·안철수의 길로 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과거 제3당이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킨 때는 1996년 15대 총선과 2016년 20대 총선 정도였다. 1996년 충청권에 기반한 김종필 전 총리의 자민련이 50석을 얻었고 2016년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이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38석을 차지했다. 총선 성적이 좋았던 자민련과 국민의당도 결국엔 분당과 합당 등의 과정을 거쳐 소멸됐다. 대선 때는 제3정당 깃발을 내세워 자력으로 성공한 사례가 없다. 1992년과 1997년 정주영 통일국민당 후보와 이인제 국민신당 후보는 득표율 20% 미만으로 낙선했고, 2007년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득표율 5.82%에 그쳤다.

아직 금 전 의원이 띄운 신당 창당 계획에 참여를 공식화한 유력 정치인은 없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당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은 “신당엔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다. 여야 비주류들도 “아직 신당을 거론할 때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물론 제3지대 신당의 돌풍 가능성도 있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현재 상황이 여야 모두 비정상이고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증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라며 “정치 환경 변화에 따라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