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확장하고 통합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겠다”며 “지지자들만으로 선거에서 이길 수 없고 반사이익만으로도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딸)에게 휘둘리지 않고 중도 성향 유권자들을 포섭할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 민주당의 방향과 목표는 ‘확장적 통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회의장 백드롭(현수막 배경)엔 ‘담대한 변화, 견고한 통합’ 문구를 내걸었다. 그는 “우리 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거나 지지를 유보하고 있는 온건 개혁 성향의 국민까지 모셔올 수 있는 확장적 통합의 비전을 준비하고 일상적으로 발표해 나가겠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맞벌이 학부모를 위한 주 4일제 추진과 전세 사기 피해 지원 대책 등을 예시로 들었다. 강성 지지층의 입맛에 맞는 대여(對與) 네거티브보다는 본격적으로 민생 현안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선 박 원내대표 행보가 ‘이재명 제거’ 작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개딸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재명이네 마을’엔 박 원내대표와 신임 원내대표단을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라는 은어)이라 칭하며 비난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원내 관계자는 “개딸들의 공격이야말로 내부 총질이나 다름없다”라며 “총선을 앞둔 마지막 원내대표인 만큼, 특정 세력의 입맛에 맞는 선동성 메시지보다는 유권자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민생 메시지를 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주재한 회의에서 대여 네거티브보다는 민생 현안인 전세 사기 대책 관련 내용을 주로 언급했다. 그는 “전세 사기 피해 지원 대책은 가장 쉽게 합의할 수 있는 여야 과제”라며 “전세 사기 피해 복원 지원 대책을 정치 복원의 시작점으로 삼도록 여야에 강력히 촉구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