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신임 원내수석부대표에 재선(再選)의 송기헌 의원(강원 원주을)을 선임했다. 원내대변인에는 초선의 이소영 의원(경기 의왕·과천)과 김한규 의원(제주 제주을)을 선임했다. 또 경제 담당 원내대변인을 신설하고 증권사 사장 출신의 초선 홍성국 의원(세종갑)에게 맡겼다. 원내대표 비서실장은 초선의 민병덕 의원(경기 안양동안갑)이 임명됐다.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은 송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 때 이광재 전 의원을 돕는 등 비명계로 분류된다. 박 원내대표도 친(親)이낙연계로 친명계와 거리가 있고, 처럼회에 속한 민 의원을 제외하면 이 의원과 김 의원, 홍 의원 모두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다. 당내에서는 “친명계가 대부분인 당 지도부와 균형을 맞추는 인선”이라는 말이 나왔다. 박 원내대표는 “성과 있는 국회 운영과 민생 우선, 정치 복원을 위한 최적의 인선”이라고 했다.
이날 발표된 원내지도부 구성은 “로펌 자문단 수준”의 화려한 스펙으로 주목받았다. 우선 5명 중 4명이 법조인이다. 출신도 다양하다. 송기헌 의원은 검사 출신이다. 이소영 의원과 김한규 의원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일했다. 이 의원은 2012년부터 4년간 김앤장에 있은 뒤에 환경 분야에서 활동하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인재 영입’으로 정치권에 들어왔다. 김 의원은 2005년부터 김앤장에 있다가 2018년 입당했다. 김 의원은 하버드로스쿨에서 유학했고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도 있다. 민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기 전 10년 넘게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활동했다. 여기에 홍 의원은 30년 경력의 증권맨 출신으로 미래에셋대우 사장을 지냈다. 업계에선 ‘증권맨 신화’로 불린다.
다섯 의원 중 세 명이 서울대 출신이다. 송 의원은 서울대 법학과를 나왔고, 민 의원과 김 의원은 서울대 정치학과 동문이다.
원내지도부 인선을 놓고 민주당 안에선 “스펙만 보면 우리 당처럼 안 보인다”는 말이 나왔다. 법조인 일색 구성을 놓고 ‘전·현직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냐’는 물음에 박 원내대표는 “전혀 그건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 관계자는 “돈 봉투 사건 같은 데에서 지도부 판단은 빨라지지 않겠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