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2일 김남국 의원에 대한 긴급 윤리 감찰을 지시했다. 지난 10일 자체 진상 조사단을 꾸렸지만, 여론이 최악으로 치닫고 “지도부가 방관하다 문제를 키웠다”는 비판이 커지자 추가로 윤리 감찰을 지시한 것이다. 하지만 바깥 분위기와 달리 당내에선 여전히 “검찰이 의혹 제기의 배후” “불법은 없지 않냐”며 김 의원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가상자산 보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나와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뉴스1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이 대표가 김 의원이 국회 상임위 중 가상 화폐 거래를 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선출직 공직자이자 당 국회의원으로서 품위 손상 여부 등에 대한 윤리 감찰을 긴급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상임위 회의 도중 국회 안 휴게실이나 화장실에서 코인 거래를 했다고 당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비명계 의원들은 “이미 너무 늦었다. 밤을 새워서라도 신속하게 조사해서 징계하라”고 했다. 김 의원이 탈당하려 해도 “면피 수단”이라며 받아줘선 안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당 진상조사단 조사는 더디게 진행 중이다. 조사단 팀장인 김병기 의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시드 머니(종잣돈)가 어떻게 조성됐는지까지 (조사해) 나가는 게 1차 목표”라고 했다. 김 의원의 코인 매수·매도 시점, 보유했던 가상 화폐 규모, ‘에어드롭(광고 등 목적으로 무상으로 코인을 배포한 것)’ 방식으로 받았는지 여부, 게임 업계의 입법 로비 의혹, NFT(대체 불가 토큰) 코인을 집중 매수한 의혹 등 질문이 이어졌지만 김병기 의원은 “앞으로 확인해야 한다”며 답하지 못했다.

이 대표는 이날 ‘목감기’를 이유로 당 최고위 회의 등 모든 일정에 불참했다. 당 관계자는 “기침이 몹시 심하다”고 했지만, 이 대표가 최측근인 김 의원 일로 크게 상심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김 의원은 이날도 국회에서 취재진을 만나 “하늘에서 떨어진 돈, 굴러들어 온 돈은 하나도 없다. 공개하면 모든 게 투명해질 것”이라며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사기관으로 의심되는 곳이 특정 언론에 흘려서 엄청나게 뭐가 있는 것처럼 부풀리고 있다”고 했다. 이번 의혹 제기가 “한동훈 법무장관 작품”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민주당 정봉주 교육연수원장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거래 정보 등 개인 정보에 대한 보도가 되고, 이거는 흘리지 않고는 불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다른 친명계 의원도 “윤리적 문제는 있지만 불법적 요소는 없는 것 같다”며 “범법자로 단정 짓는 건 너무 잔인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