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이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전체 회의에서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의 본회의 직회부 요구안을 강행 처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민주당 9명과 정의당 1명이 모두 찬성투표해 본회의 부의 요구 안건이 가결됐다.
노란봉투법은 노사 관계와 관련해 사용자의 범위를 넓히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원·하청 간 산업 생태계를 붕괴시키고 경쟁력을 심각하게 저하시킬 것’이라는 경제계의 반대가 계속돼 왔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도 “여러 법리상 문제와 노동 현장에 가져올 큰 파장과 혼란이 너무나 명백하다”며 “파업만능주의로 귀착될 것”이라고 했다. 이런 문제 때문에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시절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았지만, 정권이 바뀐 뒤 수적 우위로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대통령의 거부권을 유도하고 있는 셈이다.
노란봉투법은 지난 2월 21일 야당의 강행으로 환노위 전체 회의를 통과한 뒤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를 받고 있었다. 국회법에 따르면, 법사위가 심사를 60일 안에 마치지 않을 시 해당 상임위 재적 위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본회의 부의가 가능하다.
환노위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법사위의 ‘침대 축구’를 더는 지켜볼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고, 민주당 소속 전해철 환노위원장은 “국회법에 따른 절차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제기하겠다”며 반발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미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과 간호법에 이어 최근 방송법 개정안, 학자금 대출 이자 면제 법안, 노란봉투법까지 잇따라 상임위 처리를 밀어붙였다. 야당 의원들은 “충분한 논의를 거쳐 꼭 필요한 법안만 추진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정치권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계속해서 유도해 부정적 이미지를 씌우려는 의도”란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