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극렬 지지자인 ‘개딸’(개혁의 딸)들이 쇄신을 요구하는 더불어민주당 청년 정치인에 대해 테러에 가까운 욕설과 저주를 퍼붓고 있다. 참다못한 청년 정치인들은 26일 “20대 초·중반의 청년이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며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전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강성 지지층의 청년 정치인에 대한 공격 중단 촉구’ 결의안 채택이 불발되자 청년 정치인들이 입을 연 것이다.
민주당 양소영 전국대학생위원회 전국위원장은 26일 SBS라디오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대형 카톡방(카톡 감옥)에 초대돼 욕설과 성희롱성 발언까지 들었다”며 “청년 세대에게 실망감 안겨준 당에 대해 쇄신 목소리를 낸 것인데 특정 정치적 계파 사주를 받고 기자회견을 했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최근 교통사고로 전치 8주 부상을 입었는데 “‘사고가 쇼다’ ‘사고로 죽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심적으로 힘들었다”고도 했다.
양 위원장은 지난 12일 “민주당은 국민 상식과 눈높이에서 벗어난 정당이 됐다”며 김남국 코인 투자 의혹과 전당대회 돈 봉투 사태에 대한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가 공격 대상이 됐다. 당시 기자회견에 참석한 다른 청년 정치인들도 카톡을 통한 문자 괴롭힘과, 개딸들의 각종 고발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양 위원장은 “20대 초·중반인 시도당 대학생위원장들이 감당하기엔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박성민 전 민주당 최고위원도 당 쇄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가 강성 지지층에게 십자포화를 당한 청년 정치인이다. 그는 이재명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서 ‘민주당 청년 정치인 8적(敵)’으로 꼽혔다. 박 전 최고위원은 26일 본지에 “이런 환경에서 정치를 하는 게 맞는지 묻고 싶다”며 “‘우리 지켜주세요’라는 게 아니다. 당내 민주주의 환경을 개선해보자는 취지”라고 했다. 박 전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몇 차례 자제 요청을 했지만 이런 일들이 반복됐다”며 “(강성 지지층이) 당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인식이 당 안팎에서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딸에 붙어서 호가호위하는 정치인은 끊어내야 한다”고도 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25일 “청년 정치인들을 향한 폭력적 표현은 해당 행위”라며 자제를 요구했다. 그러나 같은 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친이재명계 김용민 의원은 결의안 채택을 반대하며 “청년이라고 해서 보호받아야 하는 게 맞나. 김남국 의원도 청년이지만 우리가 보호해 주진 않았다”는 취지 발언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비명계 의원은 “이 대표가 진심으로 개딸을 말리려고 했다면 친명계 의원이 저렇게 행동하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