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6일 “우크라이나는 우리가 신세질 게 아무것도 없는 나라”라며 “왜 우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말려들어가야 하나”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충남 아산터미널웨딩홀에서 열린 당원 전국순회 특강에서 ‘대한민국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표의 발언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을 비판하면서 나왔다. 그는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미국에 수십만 발의 포탄 이송을 진행 중이라는 미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를 언급하며 “그 포탄이 우크라이나에 들어가는 순간 러시아가 우리를 보복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어 “이런 짓을 (현 정부가) 겁도 없이 하고 있다. 왜 우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말려들어가야 하나”라고 했다.
그는 “제가 총리할 때 거기(우크라이나)에 공식 방문을 한 번 해봤는데, 우리가 신세질 게 아무것도 없는 나라”라며 “주로 농사나 많이 짓고 땅은 아주 비옥하다. 우리나라 물건을 오히려 사가야 하는 나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전쟁에 끌려들어가서 우리가 얻을 게 뭐가 있는가. 이렇게 무분별하니까 외교도 안보도 걱정”이라고 했다. 우리보다 국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우크라이나에 도움을 줘봤자 얻을 게 없는 데 왜 지원하느냐는 취지로 해석됐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은 족보가 없는 사람들, 우리(민주당)는 정치 명문가”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은 역사가 있다. 이승만 독재를 무너뜨리면서 시작한 당으로 신익희, 장면, 윤보선,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사진이 우리 당 대표실에 쫙 붙어있다”며 “저쪽은 붙일 사진이 뭐가 있나.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사진을) 붙일 수가 있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거 보고 족보가 없는 사람들이라고 하는 것이고, 우리는 정치 명문가”라며 “우리가 자부심과 희망을 갖고 열심히 하면 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기 위해선 대장동 50억 클럽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이른바 ‘쌍특검’을 밀어붙여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쌍특검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면 정치적 수렁에 빠질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우리가 선거에서 유리해질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지난달 27일 본회의에서 쌍특검법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 안건을 강행 처리하면서, 오는 12월 본회의에선 특검법을 표결하게 된다.
이 전 대표는 “정치지형이 우리에게 유리한 것들이 많이 남았다”며 “대장동과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사건은 사라진 것과 마찬가지고, 이재명 대표는 법적으로 홀가분해졌다”고 했다.